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수습과정에서 무능과 무책임의 난맥상을 드러낸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에 대해 정치권이 또 다시 들끓고 있다. 14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현안보고에서 보인 책임회피성 발언과 부적절한 태도가 도화선이 됐다.

강 장관의 무개념한 행태에 야당은 “즉각 물러나라”고 다그치고 나섰고, 여권에서조차 “자질 부족”이라며 사퇴를 주장했다. 청와대도 계속되는 강 장관의 헛발질에 부글부글 끓는 형국이다.

친박(친박근혜)계 ‘맏형’격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은 14일에 이어 15일에도 강 장관의 사퇴를 강력 요구했다. 서 의원은 “강 장관은 지금 사태수습을 해야 할 입장인데, 사태수습할 수 있는 사고도 있지 않고 능력도 의심스럽다. 그러니까 장관은 지금 사표내는 게 낫다”고 전날에 이어 강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강 장관의 리더십에 대한 문제제기도 이어졌다. 국회 안행위 새누리당 간사인 황영철 의원은 MBC라디오에서 전날 강 장관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사고현장의 숫자나 상황을 종합보고 받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실제 수색이나 구조수습은 현장에서 하는 것”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마치 별개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듯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의원은 “중대본이 그냥 마치 보조기구처럼 통계나 받아보고 거기서 브리핑이나 하고 이런 정도의 역할 밖에 못 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라며 “재난이 발생했을 때 재난최고책임자의 리더십이 얼마나 중요한 건지는 여러 재난과정 수습과정을 보면서도 확인되는데 이번에 강병규 장관은 그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여권 인사는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형편없다”며 눈살을 찌푸렸다.

청와대에서도 강 장관에 대한 사퇴론이 제기되는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회에서 장관에 대한 비판이나 사퇴론이 불거졌을 때 청와대에서 보통 불편한 기색을 보이는 것과는 사뭇 다른 기류다.

청와대 관계자는 “강 장관의 답변으로 볼 때 여권에서 사퇴론이 나오는 것도 당연한 것 아니냐. 단순히 이번 발언만이 아니라 사고 대응 과정에서 강 장관의 일처리에 문제가 많았다”고 말했다.

이화종·오남석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