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선 진도 침몰 참사 한 달 만인 오는 16일 주무 부처인 해양수산부와 해양경찰청에 대한 국회 첫 현안보고가 예정된 가운데 이주영 해수부 장관과 김석균 해경청장이 불출석 의사를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사고 수습 책임자로서 현장을 지켜야 한다는 게 이유지만, 야권에서는 ‘현장’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는 반발이 거세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으로 전체회의를 열고 해수부와 해경에 대한 현안보고를 받을 예정이다. 하지만 지난 14일 정부는 농해수위에 해수부 장관과 해경청장 및 차장의 대리 출석 승인 요청서를 보내 이 장관과 김 청장이 현안보고에 출석할 수 없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 장관의 경우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으로서 현장에서 실종자 수색·구조, 가족 지원 등 사고 수습 활동을 총괄·지휘 중이고, 장관이 현장을 떠날 경우 실종자 가족들의 불안과 불만이 높아진다는 게 이유였다. 김 청장과 최상환 차장의 불출석도 같은 이유였다. 부처의 최고 책임자 없이 현안보고를 진행하거나 아예 연기해야 하는 상황인 것이다.

당장 야당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이날 고위정책회의에서 “유가족이나 전문가 전언에 따르면 해수부 장관은 구조(작업)와 직결되지 않기 때문에 사고 한 달이 지난 이 시점에는 국회에서 진실을 답변하는 게 국민이 바라는 일”이라며 이 장관의 출석을 촉구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어 “각료들이 이처럼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의를 요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해수위 위원장인 최규성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실종자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다리자는 입장에서 그동안 현안보고도 두 차례나 미뤘다”며 “정부가 15일까지는 사고 수습을 마치겠다고 발표해 놓고 ‘아직도 어렵다’는 것은 국민 앞에 나서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고 말했다. 이에 농해수위 여당 간사인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은 “해수부나 해경이 잘못한 부분은 국민 앞에 밝히고 책임져야 할 것은 책임져야 한다”면서도 “아직 구조 활동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인데 장관과 청장을 국회로 불러내는 것은 아직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