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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무인기 한·미 공동조사전담팀(팀장 김종성 국방과학연구소 무인항공기체계개발단장)이 무인기 3대의 비행경로를 분석한 결과는 이들 무인기가 한결같이 북에서 발진해 남을 정찰한 뒤 다시 북으로 북귀하도록 좌표 입력됐다는 점을 확인해주는 것으로 요약된다. 즉 무인기 3대의 좌표를 분석한 결과 ‘북→남→북’의 비행경로를 보인 것이다.

이는 곧 무인기의 남측 정찰이 북측 소행이라는 점을 뒷받침하는 스모킹 건(결정적 단서)을 확보했다는 의미여서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소형 무인기들의 남측 정찰행위가 북한의 소행이었다는 점은 이제 한 치의 의심도 없이 분명해졌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따라 그간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사건을 가리기 위한 남측 조작설’ ‘제2의 천안함 조작설’ ‘북 소행 증거 불확실설’ 등 난무했던 각종 설들도 수면 아래로 잠기게 됐다.

공동조사팀이 특별히 노력을 집중시킨 것은 북 소행임을 명백히 입증할 수 있는 비행경로 좌표 및 최초 발진 위치 등 비행기록의 확보였다. 북한이 자신들의 소행을 부인하며 ‘천안호 복사판’이라 적반하장으로 나오는 상황에서 북한의 거짓을 입증할 수 있는 스모킹 건 확보에 실패할 경우 무인기 사건이 흐지부지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공동조사팀이 3대의 소형 무인기에 탑재된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칩에 입력된 비행기록의 경로 좌표를 정밀 분석한 결과 발진지점과 복귀지점은 모두 북한 지역으로 최종 확인했다. 지난 3월 31일 백령도에서 발견된 무인기는 발진·복귀 지점이 황해남도 해주 남동쪽 약 27㎞ 지점으로 확인됐다. 메모리칩에 입력된 비행 좌표를 해독한 결과 비행 계획과 사진 촬영 경로 등이 일치했다. 김 팀장은 “특히 비행조종컴퓨터에 저장된 실제 50분 동안의 비행기록이 비행 계획과 정확히 일치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비행 설정 고도는 1.8㎞였으며 사진촬영 고도는 1.7㎞로 확인됐다.

앞서 3월 24일 경기 파주에서 발견된 소형 무인기 역시 발진·복귀 지점이 황해남도 개성 북서쪽 약 5㎞ 지점으로 확인됐다. 이 역시 북한이 의도한 비행계획과 사진촬영 경로가 일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비행설정 고도는 2.5㎞, 사진촬영 고도는 1.2∼2㎞로 드러났다. 강원 삼척에서 4월 6일 발견된 무인기는 발진·복귀 지점이 강원도 평강 동쪽 약 17㎞ 지점으로 확인됐다. 무인기를 발견한 심마니에 의해 촬영 사진 자료가 유실돼 비행 계획과 사진촬영 경로가 일치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비행설정 고도는 2.5㎞로, 사진촬영 고도는 확인되지 않았다.

김 팀장은 “소형 무인기 3대 모두 다수의 우리 군사시설 상공을 이동하도록 비행경로 좌표가 입력됐다”며 “백령도와 파주 추락 소형 무인기 2대에서 비행경로의 근거가 되는 사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백령도 무인기는 소청도와 대청도 고속정기지 등 주요 군사기지를 지그재그로 촬영하고 북으로 향하던 중 백령도에서 추락했으며, 파주 무인기는 1번 국도 상의 북한군 침공 예상로를 따라 비행한 뒤 청와대 상공을 촬영한 뒤 북한 지역으로 복귀하던 중 추락한 사실과 비행경로 분석 결과가 그대로 일치했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