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튜닝 산업이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규제 철폐와 함께 튜닝 수요를 채워줄 수 있는 부품 및 기술 공급이 뒷받침돼야 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는 5000여 개 자동차 개조 관련 업체들이 있지만 대부분 소규모이고, 완성차 업체와 연계도 미약한 편이다. 이에 따라 자본과 기술을 갖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이 튜닝 산업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실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자회사나 파트너십 형태로 튜닝 업체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함께 성장하고 있다. 튜닝차는 적은 모델로 대량의 차를 생산해야 하는 완성차의 획일성을 보완해 주고, 고성능차 개발을 위한 ‘파일럿카(실험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독일 최대 자동차 튜닝 업체 ‘브라부스’와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브라부스는 전 세계 100여 개국에 개조용 부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브라부스의 벤츠 튜닝카는 3억5000만∼4억 원에 달한다. 브라부스는 세단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브라부스 로켓’을 제작할 정도로 자체 기술력 또한 뛰어나다. 브라부스는 국내에 진출해 있다.

벤츠는 고성능 차량을 만들기 위해 AMG라는 자회사도 운영하고 있다. AMG는 엔진에 조립자의 이름을 새겨 넣을 정도로 장인 정신을 강조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도 각각 ‘튜익스’와 ‘튜온’이라는 튜닝 브랜드를 출범시켰으나 성능 개조보다 외관 변경에 주력하고 있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튜닝 시장에 적극 진출하면 중소기업 영역을 침범한다는 거센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며 “자동차 튜닝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대기업을 무조건 적대시하는 인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병권 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