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을 기반으로 신시장을 개척하는 제조업의 서비스화(servicizing)가 저성장 탈출을 위한 핵심 화두로 등장한 가운데 국내 관련업계가 이중삼중의 규제로 옴짝달싹 못하고 있다.

국내 제조업이 저성장에서 탈출하기 위해선 기존 경쟁력을 바탕으로 연관산업으로 진출해 신시장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진입 규제를 전면 철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산업의 연관 신시장인 개조(튜닝)산업은 글로벌 시장 규모가 약 100조 원으로 조선산업과 맞먹지만 국내에선 ‘자동차관리법’ 등에 따라 안전기준을 획일적으로 적용하면서 대부분의 차량 개조를 ‘불법’으로 규정해 자동차 튜닝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BMW, 벤츠, 토요타 등 외국 주요 완성차 기업들이 자국 내 차량튜닝 기술업체와 연계해 다양한 차량 모델을 출시,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것과는 정반대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자동차 생산 규모는 452만 대로 글로벌 5위를 차지했고 생산 비중도 5.2%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완성차 시장의 위상에 걸맞게 신시장을 열 수 있는 규제들을 풀지 않을 경우 새로운 시장 확대 기회가 날아가 버린다”고 주장했다. 의료기기사업부문도 삼성그룹 등 전자기기 제조업체들이 기술력을 앞세워 진입을 시도하고 있지만 규제 장벽이 높아 고전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시장은 매년 10% 정도 성장해 2012년 기준 4조5923억 원 규모로 확대됐다. 현재 수입업체 점유율은 64∼67%로 지멘스, 필립스, GE 등이 장악하고 있다.

김정식(경제학) 연세대 교수는 “제조업의 성장이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제조업체들의 연관 서비스업 진출에 대한 진입규제를 풀어야 시장확대와 고용창출이 이뤄진다”고 말했다.

오승훈·장석범 기자 oshu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