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주 공립학교 교과서에 동해와 일본해 표기를 병기하도록 하는 법안이 버지니아주 상원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지난 13일 상원 교육보건위원회 산하 공립교육소위원회를 통과한 데 이어 2차 관문이었던 상임위까지 통과하면서, 상원에선 전체회의 통과만 남겨놓게 됐다.

버지니아주 상원 교육보건위는 16일 주내 공립학교가 사용하는 교과서에 ‘동해 병기’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켰다.(문화일보 1월 14일자 4면 참조)

교육보건위는 이날 오전 버지니아 리치먼드에 있는 의사당에서 데이브 마스덴(민주) 상원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9표, 반대 4표로 가결했다. 동해 병기 법안은 지난 13일 상원 교육위 소위원회에서 6명 전원이 만장일치로 찬성해 1차 관문을 통과한 바 있다.

동해 병기 법안은 버지니아주 교육위원회가 승인한 모든 교과서에 ‘일본해(Sea of Japan)’가 언급될 때는 ‘동해(East Sea)’도 함께 소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같은 법안은 지난 2012년 1월에도 주의회에 상정된 적이 있지만 상원에서 찬성 7표, 반대 8표로 부결됐다.

현재 버지니아주 하원에서도 유사한 내용으로 팀 휴고(공화) 하원의원이 발의한 법안이 계류돼 있다. 상원 통과는 유력하지만 최종 관문인 하원에서는 법안 통과를 저지하기 위한 일본의 대규모 로비가 예상되면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인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일본 측은 상원이 이미 물 건너갔다고 보고 하원을 상대로 한 로비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린다 김 워싱턴한인연합회장은 “상원 전체회의 통과는 무난할 것으로 보이지만, 하원은 의원이 100명이나 돼 변수가 많다”며 “한인들이 자기 지역구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고 이메일이나 팩스를 보내면서 더욱 압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버지니아주에는 한국계 하원의원인 마크 김(48·민주) 의원이 2009년 아시아계로는 처음으로 버지니아 하원의원으로 당선돼 3선에 성공하면서 동해 병기 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왔다.

특히 김 의원은 테리 매콜리프 신임 버지니아 주지사의 핵심참모로 활동하며 큰 영향력을 갖고 있어 동해 병기 법안 추진이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 워싱턴 = 이제교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