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에 ‘위안부 결의안’을 준수토록 촉구하는 내용이 명기된 ‘2014년 통합 세출법안’이 미국 하원에 이어 16일 상원에서도 통과됐다. 위안부 문제가 포함된 법안이 미 의회를 통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일본 측에 위안부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촉구하는 미 의회 및 주류 사회의 움직임은 더욱 힘을 받게 될 전망이다.

미국 상원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전날 하원을 통과한 ‘2014년 통합 세출법안’을 표결에 부쳐 통과시켰다. 이 법안에는 ‘2007년 7월 30일 하원의 위안부 결의안(H. Res.121) 통과를 주목하고, 국무부 장관으로 하여금 일본 정부가 이 결의안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해결하도록 독려할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그대로 포함됐다. 해당 법안은 17일 행정부로 이송될 예정인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정식 서명하면 곧 발효된다.

한편 미 백악관 청원사이트에서 진행 중인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의 위안부 소녀상(평화의 소녀상) 철거 반대 서명 참가자 수가 목표치인 10만 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16일 오후 백악관 청원 웹사이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는 총 9만8003명이 소녀상 철거에 반대한다고 서명했다.

이에 따라 목표치인 10만 명 돌파까지는 1997명을 남겨두고 있어, 기한(2월 3일)을 보름가량 남긴 오는 주말 10만 명을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백악관은 해당 사이트에 올라온 청원 가운데 30일 이내 10만 명 이상이 서명한 청원에 대해 공식 답변을 내놓고 있다.

앞서 지난해 12월 11일 위 더 피플에는 ‘글렌데일의 동상을 철거하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왔다. 이 청원을 올린 이는 극우성향의 미국인 토니 마라노(64)로, 그는 일본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하고, 소녀상을 모욕하는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다가 한국인들로부터 비판을 받기도 한 인물이다. 그가 올린 소녀상 철거 청원의 서명자가 3주만에 10만 명을 넘으면서, 해외에 처음으로 건립된 글렌데일의 소녀상을 수호하기 위한 한국인들의 맞불 서명이 시작된 것이다.

따라서 서명 참가자가 10만 명이 넘을 경우 백악관이 청원에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 그러나 민감한 문제인 만큼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앞서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16일 정례브리핑에서 소녀상 철거와 관련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채 ‘지역 문제’라는 점을 강조했다. 사키 대변인은 “해당 문제는 (캘리포니아) 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기 때문에 (공식 입장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김다영 기자 dayoung8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