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6일 신년구상 발표 및 내외신기자회견에서 현재의 남북관계를 엄중하게 진단하면서도 대통령 취임 당시 4대 국정과제 가운데 하나로 제시했던 ‘통일시대의 기반 구축’을 2014년 핵심 과제로 지정했다. 또 경색된 남북관계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설 명절 계기 이산가족 상봉’을 북한에 제의했다.

박 대통령은 우선 현재의 남북관계를 “엄중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북한은 3차 핵실험을 감행하고 전쟁위협을 서슴지 않았다”면서 “개성공단을 폐쇄상태로까지 몰고 갔고, 어렵게 만든 이산가족 상봉을 일방적으로 무산시켰다”면서 “최근 장성택 처형 등으로 더욱 예측 불가능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엄중한 상황이지만, 통일시기가 예상보다 빨리 다가올 수 있는 만큼 통일기반 구축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내년이면 분단된 지 70년이 된다”면서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세계적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남북한의 대립과 전쟁 위협, 핵 위협에서 벗어나 한반도 통일시대를 열어가야만 하고, 그것을 위한 준비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어 “통일시대를 준비하는 데 핵심적인 장벽은 북핵문제”라며 “통일을 가로막을 뿐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핵개발은 결코 방치할 수 없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를 위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핵능력 고도화 를 차단해야 한다”며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진정성 있는 걸음을 내딛는다면 남북한과 국제사회는 한반도의 실질적 평화는 물론 동북아의 공동번영을 위한 의미 있는 일들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또 남북의 인도적 교류와 민간교류 확대 방침을 밝히면서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에 설을 맞아 지난 50년을 기다려온 연로한 이산가족들이 상봉하도록 해서, 마음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란다”면서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으로 첫 단추를 잘 풀어서 남북관계에 새로운 계기의 틀을 만들어갈 수 있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