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구 민주노동당)과 민주당이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 하남시장 야권 후보 단일화를 조건으로 거래를 벌였다는 수사 내용이 드러난 데 이어, 수원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도 이면합의를 통한 거래가 있었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문화일보 11월 13일자 1·3면 참조)

특히 내란음모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이석기 통진당 의원을 총책으로 하는 RO(Revolutionary Organization·혁명조직)가 수원시장 후보 단일화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주장이 나와 주목된다. 앞서 수사 당국은 RO의 핵심 멤버인 김근래(구속) 통진당 경기도당 부위원장과 민주당 소속의 이교범 현 하남시장이 당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권 단일화를 조건으로 이면합의를 통해 단체 운영권과 재정 지원 약속을 주고받은 사실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었다.

수원지법 형사 12부(부장판사 김정운) 심리로 21일 열린 ‘내란음모 사건’ 6차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법정에 선 제보자 이모 씨는 “2010년 지방선거 당시 수원에서 민주당과 민노당의 단일화 과정에서 이면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들었다”면서 “이면합의 조항 가운데 5번째 조항에서 친환경무상급식센터를 설립하고, 센터장은 민노당이 맡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선거 후 이면합의 문서는 파쇄된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2008년 수원지역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하라는 지침을 받아 출마했는데 떨어졌다”고 밝혔다. 또 “수원시의원 비례후보 출마자 결정 등 조직에서 내려온 지침을 세포모임에서 토론했다”며 “그때 결정한 인물 가운데 2명이 전·현직 수원시 의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민노당에서 활동하면서 RO로부터 지침을 받았고 전·현직 시의원도 사상학습을 함께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염태영 수원시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면서 “당시 지방선거연대는 민주당·민노당·국민참여당 등 범야권의 중앙당 차원에서 추진한 정책연대에 따른 후보 단일화였다”고 밝혔다.

염 시장은 또 “당시 수원지역은 한나라당 수원시장 예비후보로 출마를 선언했던 이중화 전 예비후보가 민주당 후보 지지선언을 했고 국민참여당의 경우 수원시장 후보자를 내지 못해 단일화 절차가 없었다”고 부연했다. 염 시장은 “지방선거 이후 민노당과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시민참여형 공동지방정부’ 구성은 실무협의 과정에서 무산돼 이면합의는 없었다”고 주장했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수원 = 김형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