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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통화정책 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오는 17∼18일 회의에서 시장 예상대로 양적완화 규모 축소에 들어가면 한국 원화 가치는 오르고(환율 하락), 일본 엔화 가치는 하락(환율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그만큼 한국경제가 다른 신흥국과 차별화된다는 의미이기는 하지만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가격 경쟁력 하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원화가치 상승은 미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으로 위기에 처한 ‘Fragile 5(취약한 5개국: 인도·인도네시아·브라질·터키·남아프리카공화국)’와 달리 올해 경상수지 흑자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주가가 신흥국 중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상태라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가능성도 높다. 경상수지 흑자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등은 모두 원화 가치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프랑스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아그리콜은 미 FRB가 양적완화 축소에 들어갈 경우 한국 원화와 필리핀 페소화 가치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우려가 이미 반영된 상황에서 한국 등에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입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렉스 칼럼에서 한국 주식시장이 아시아 신흥시장 중 가장 저평가돼 있어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면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면서 원화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JP모건은 13일 현재 달러당 1087.0원인 원·달러 환율이 올 4분기에 1080원을 기록하고, 내년 1분기에는 1070원, 내년 2분기에는 106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쓰비시도쿄UFJ은행도 원·달러 환율이 내년 1분기 1070원, 2분기 1050원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 양적완화 축소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진 지난 6월 말 이후 4.8% 내렸다.

이에 반해 엔화 가치는 일본 정부의 양적완화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더욱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금융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IB들의 평균 엔·달러 환율 전망치는 올해 4분기 달러당 102.24엔, 내년 1분기 106.28엔, 2분기 106.94엔으로 오름세다.

특히 BNP파리바는 엔·달러 환율이 내년 1분기에 110엔, 2분기에 114엔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크레디트스위스는 내년 1분기 엔·달러 환율이 112엔으로 오르고 2분기에는 117엔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13일 현재 엔·달러 환율은 99.59엔이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