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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내각의 최근 ‘우경화’ 행보에 국내 민심이 차갑게 식었다.

일본의 2020년 도쿄하계올림픽 유치에 대해 ‘환영할 일이 아니다’는 응답이 76.3%에 달했다. 국민 4명 중 3명이 일본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낸 셈이다.

“한국인 민도(民度)에 문제가 있다” “나치식 개헌을 해야 한다” “태평양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다” 등과 같은 일본 정계지도자들의 잇따른 우경화 발언과 도발적인 행보에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일본이 우리 국민들에게는 심리적으로 ‘가장 먼 나라’가 돼가고 있는 조사결과로 풀이된다.

문화일보 추석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의 도쿄올림픽 유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중 76.3%가 ‘일본 정부의 우경화와 역사인식이 바로 잡히지 않는 한 환영할 일이 아니다’고 답했다. ‘우리나라에도 긍정적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돼 환영한다’는 응답은 18.6%에 불과했다.

부정적 응답이 4배 이상으로 높게 나타난 것으로, 20대 연령층(79.6%)과 광주·전라(80%)지역에서 특히 높았다.

일본 우경화 행보로 인해 국내에서 대일(對日) 인식 악화와 향후 일본의 군사무장화 우려가 급등하고 있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일본 내에서도 최근 여론조사에서 아베 내각의 우경화 행보에 찬성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여서 향후 한·일 관계 복원과정에서 각국 국민의 부정적 인식도 걸림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일본 NHK가 지난 8월 초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일본 각료들의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에 찬성하는 응답이 37%에 달했고, 반대는 24%에 불과했다. 국내여론과는 정반대인 셈이다.

또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 52.7%가 ‘정부의 일본 수산물 수입 관리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하면서 일본 원전사고로 인한 방사능 오염 수산물 문제도 심각하게 지적됐다. ‘신뢰한다’는 답변은 45.4%였다.

특이할 만한 점은 가정내 먹거리를 주로 담당하는 여성 응답자의 ‘불신’ 비율로, 평균을 훨씬 넘는 57.4%가 정부의 일본산 수산물 관리에 부정적이었다.

연령대별로는 30대(67.4%), 40대(56%)에서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높게 나왔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향후 정부의 일본산 수산물 관리 정책에도 상당한 압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