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9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바른사회시민회의 소속 회원들이 통합진보당에 대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곽성호 always@munhwa.com

국가정보원 수사의 타깃으로 떠오른 경기동부연합 지하조직(RO·Revolutionary Organization)이 전적으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지시에 의해 움직이는 조직으로 알려지면서 향후 수사 초점 역시 이 의원에게 맞춰질 전망이다. 경기동부연합의 경우 2008년 공식 해산을 선언했지만 이 의원을 중심으로 지하조직 활동을 계속해온 정황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만큼 이 의원이 이 조직의 총책으로서 각종 회합을 어떻게 주도하고 어떤 지령들을 내렸는지가 향후 수사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정당국 고위 관계자는 29일 “이번 사건의 핵심은 다른 사람이 아니라 바로 ‘이 의원’”이라며 “‘총기 소유’ 등을 지시한 지난 5월 회합 전에 모이려고 했다가 이상한 낌새를 감지하고 다음 회합 때까지 조용히 흩어져 있으라고 지시한 것도 이 의원이 RO의 주동자라고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정원은 전날 압수해온 자료 등을 바탕으로 RO의 실체를 파악하는 데 주력할 수밖에 없다. 우선 이 의원이 총책이라면 그가 내란음모를 위해 조직원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지령을 내렸고, 회합이 없을 때는 어떤 행동지침들이 있었는지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파악해야 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이 의원이 지난 5월 서울 마포구 합정동의 한 종교시설에서 가진 3시간 동안의 회합에서 유사시 유류·통신 등 국가 기간시설을 파괴하고 이를 위해 총기나 폭약 마련 방안 등을 논의하는 등 수차례 체제를 전복하는 내란을 모의한 혐의 등이 드러난 상태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녹취록이 5건이나 되기 때문에 그 속에 포함된 내용은 알려진 것보다는 더 많은 것으로 안다”며 “중요한 건 내란음모죄를 뒷받침할 만한 증거자료가 될 수 있다는 점이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국정원은 또 RO의 2인자가 누구인지, 압수수색 영장에서 언급됐던 통진당의 김미희·김재연 의원의 경우 어느 정도 RO 조직원으로서 활동했는지도 수사를 통해 밝혀내야 한다. 국정원은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던 이들을 핵심 조직원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국정원은 전날 체포한 홍순석 통진당 경기도당 부위원장과 이상호 경기진보연대고문, 한동근 전 통진당 수원시위원장 등 3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김미희·김재연 의원에 대해서는 조직원으로는 활동했지만, 현재로서는 단순 가담자로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이 RO의 실체를 밝히게 되면 그동안 점조직으로 활동해온 RO가 와해되는 것 또한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RO의 실체와 관련한 자료는 이 의원의 사무실이나 자택에서보다는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던 다른 조직원들에 대한 압수수색에서 확보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국정원은 전날 압수수색을 통해 이들 조직원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USB, 개인 가방 및 서류 일체 등을 압수했다.

이현미 기자 alway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