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7일 이한구 당시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박기춘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김 의원에 대한 자격심사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고, 3월 22일 김태흠 새누리당 의원의 대표발의로 관련 안건이 국회에 제출됐다. 그러나 그로부터 160일째인 29일에도 자격심사안은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돼 있을 뿐이다. 안건 처리는커녕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공식 회의조차 열리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합의의 당사자들은 뒤늦게라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민주당에서 자격심사안에 대해 추진을 하지 않고, 이슈로 다루는 것 자체를 반대하는 상황”이라며 “이 의원에 대해서는 수사가 진행 중이니 수사 결과에 따라 처리하면 되고, 김 의원에 대해서는 윤리특위에서 자격심사안 심의를 해서 문제가 있으면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기춘 민주당 사무총장도 “자격심사안은 여야가 합의 처리할 정도로 중요한 사항”이라며 “절차대로 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고 본다”고 원칙적인 입장을 밝혔다. 의원 개인의 자격심사를 넘어 정당 해산까지 언급하는 강경 주장도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에서 강경보수파로 분류되는 김진태 의원은 “의원 개인에 대한 자격심사를 넘어서 정당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정부가 헌법재판소에 청구해서 정당해산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돼 있다”며 “보수단체에서 법무부에 청원을 한 게 이미 있는 만큼 국회에서도 이를 진행하도록 적극적으로 압박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자격심사안 처리 지연과 관련, “국회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주지 못하고 직무유기를 한 것”이라며 “정치권이 반짝효과만을 노려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는 행태를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화종 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