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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안보와 경제 전선에는 아무 이상 없다’.

박근혜 대통령의 첫 순방인 5∼10일 방미(訪美) 행보의 핵심 메시지다. 이번 순방 경제사절단에는 이건희 삼성전자·정몽구 현대자동차·구본무 LG 회장 등 주요 기업 오너들이 총망라됐다. 경제계 인사가 총출동해 역대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이는 무엇보다 북핵 위기 등 한반도의 불확실성이 고조돼온 상황에서 개별 대기업의 경쟁력만큼이나 중요한 게 한국 경제의 경쟁력 홍보와 ‘북핵 리스크’ 불안감의 일소라는 데 정부와 주요 기업들이 뜻을 함께한 때문이다. 이같이 초호화 경제사절단이 꾸려지자 미국에서도 경제계 ‘빅샷’(Big Shot·거물)들이 총출동하는 등 워싱턴이 들썩이고 있다.

조원동 경제수석의 3일 청와대 브리핑 내용도 이에 초점이 맞춰졌다. 조 수석은 “몇주 전만 해도 외신을 통해 한국 경제가 매우 불안한 것처럼 소개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가원수가 직접 나서 이를 불식할 필요성이 높은 때라는 판단이 내려졌다.

조 수석은 이어 “역대 정부의 첫 방미 때와 비교해도 유례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과거보다 경제사절단에 두 배가량의 경제인들이 대거 포함됐고, 특히 기업 오너들이 대부분 참석한다는 점에서다. 총 52명의 경제사절단은 4대 그룹총수들이 모두 제외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첫 방미 경제인 수행단(26명)의 두 배나 된다. 재계 총수들이 대거 참여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순방 때 31명보다도 많다. 기업 오너가 미국을 방문하는 대기업만 따져도 15개사로 최대다. 10대 그룹 중에는 6개 그룹이 포함됐다. 문진국 한국노총위원장도 사절단에 포함됐다.

한국의 총출동 분위기에 맞춰 미국에서도 댄 에커슨 GM회장 등 주요 기업의 회장들이 나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미국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한·미CEO라운드테이블’을 개최, 양국 간 차세대 산업 협력 분야·새로운 성장동력 창출 등을 논의한다. 박 대통령도 이 자리에 초대받았다고 조 수석은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국 경제 빅샷들이 모여 한국 경제에 대해 논의한다는 것 자체가 외국의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주고 외신의 우려를 잠재우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사절단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민재(엠슨 회장)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등 여성경제인이 4명 포함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개성공단이 위기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한재권(서도산업 대표)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이 방미길에 오르는 것도 눈에 띈다. 이번 방미길에는 허창수 전경련 회장 등 경제단체장과 대기업 회장 외에도 중견기업 9곳과 중소기업 11곳의 대표들도 함께 참석해 대·중소기업이 어우러지는 모습도 보였다. 또한 박 대통령과 대기업 오너 간 첫 번째 만남도 방미 중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민병기·장석범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