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일(한국시간 8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은 새롭게 취임한 박근혜 대통령과 집권 2기를 맞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첫 대면식’ 성격을 갖지만, 역대 어느 한·미 정상회담 못지 않게 다뤄야 할 현안이 많다. 특히 양국의 입장차가 뚜렷하거나 다루기 껄끄러운 현안들도 불거져 있는 상황이어서 두 정상이 첫 만남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엇보다도 주목되는 것은 대북정책 공조 방안이다. 지난해 말 북한의 미사일 발사 실험과 지난 2월 제3차 핵실험 강행 이후 북한발 안보변수가 가장 뜨거운 현안으로 부각됐기 때문이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로 대표되는 박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대해 오바마 행정부가 원칙적으로 지지 입장을 밝혀 왔지만, 향후 북한 문제 해법을 둘러싸고 양 정상이 어느 정도의 의견 조율을 마칠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2015년으로 예정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연기 문제가 논의될지도 주목된다.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4월 18일 국회에 출석해 “한·미가 합의했기 때문에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러나 안보 상황이나 인수 준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여유를 갖고 검토할 수도 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올해로 60주년을 맞은 한·미 동맹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것도 양 정상이 다룰 주요 의제다.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돼 있는 한·미 동맹을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한 차원 높여, 한반도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한·미 양국이 공조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월 24일 언론사 편집·보도국장 오찬 간담회에서 “지난 60년간 한·미 동맹이 서로에게, 또 우리나라의 발전과 안정, 번영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돌아보면서 앞으로 새로운 방향으로 동맹이 발전하는 비전도 제시할 수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미 간 가장 ‘뜨거운 감자’로 여겨지는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도 어떤 식으로든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양국은 지난달 협정 만료 시한을 2016년 3월까지 2년 연장하고 추가로 협상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선진적·호혜적 협정 개정을 이루기 위해 창의적으로 접근해 가자”며 협정 개정에 강한 의지를 표명해 온 만큼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을 상대로 직접 설득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동북아 각국의 갈등을 촉발하고 있는 일본의 우경화에 대해서도 양국 정상이 의견을 나눌지 주목된다. 특히 과거 일본의 우경화가 심화될 때마다 미국이 제지하는 역할을 맡은 바 있어, 이번 회담에서 박 대통령이 미국 측에 역할을 당부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오남석 기자 greente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