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 일부 유권자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인터넷 등에 ‘투표 시간이 연장됐다’ ‘중년·노년층은 오후에 투표하라’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각종 ‘선거 괴담’이 떠돌고 있다.

18일 일부 인터넷 게시판과 SNS 등에는 ‘선거 당일 동사무소 등에서 주민등록증을 재발급 받을 수 있다’는 게시물이 여러 건 올라와 있다. 투표를 하려면 신분증이 꼭 필요한데 분실했을 경우 투표 당일에도 재발급 받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다른 네티즌들은 ‘선거 당일에는 모든 구청과 동사무소가 휴무라서 재발급 받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선거일에는 각 구청과 주민센터 등 어디서도 신분증을 재발급 받을 수 없다.

또 다른 SNS에는 ‘투표 시간이 오후 8시까지 연장됐다는 루머가 돌고 있으니 주의하라’는 게시물도 올라와 있다. 최근 정치권에서 투표 시간 연장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헌법소원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투표 시간 연장’이라는 결론이 나온 바는 전혀 없다.

세대별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괴담도 나돌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주인 A 씨는 “주변에서 같이 장사하는 사람들이 ‘나이든 사람은 꼭 오후에 투표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오전에 노년층 투표율이 높다는 말이 나오면 오후에 젊은 사람들이 투표장에 몰려와 투표 결과를 뒤집을 수 있기 때문이라더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야권 성향이 강한 젊은 층의 투표율을 낮추려는 의도가 있는 괴담이지만 이런 괴담과 관계없이 지난 4월 19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에도 20∼30대 유권자들의 투표율은 40%대에 그쳐 60% 이상의 투표율을 보인 50∼60대 투표율보다 한참 낮았다.

또 일부 네티즌은 ‘한 대형 판매업소가 선거 당일 직원 출근시간을 앞당겼다’며 ‘직원들의 투표를 방해하기 위한 의도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노인들이나 환자, 장애인들은 119 구급차를 이용해 투표장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등의 근거 없는 말도 오가고 있지만 소방방재청 관계자는 “구급차를 이용한 투표장 이송에 대한 별도 지침은 없고 각 지역 본부장이 유동적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린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팀장은 “SNS를 주도적으로 이용하는 사람은 전체 유권자 중 많지 않은 숫자다”며 “SNS 등을 중심으로 떠도는 선거, 투표 관련 루머가 실제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희·박준우 기자 vinke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