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정기국회에서 최소 2개 이상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이 통과될 전망이다. 여야 대선 주자들이 경제민주화 실천에 대한 진정성 경쟁을 벌이면서 정치권이 관련 법안들의 국회 처리를 위해 본격적인 법안 경쟁 및 협상에 나섰다.

먼저 새누리당은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이 발의한 법안을 적극 활용해 당론으로 추진하고 국회에서 통과시킨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모임의 운영위원인 김세연 의원은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최소 2개 이상의 경실모 법안을 국회에서 처리할 것이며 여야 이견이 없는 법안에 대해서는 추가 협상을 통해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앞서 대선 공약의 총책을 맡은 김종인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회 위원장도 11일 기자 간담회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은 앞으로 정기국회에서 2개 이상 하는 게 있다”면서 “대통령이 돼서 실천하겠다는 전반적인 공약은 11월 중순까지는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이 말하는 2개 이상의 법안은 재벌 총수들의 기업범죄 사면 제한과 일감 몰아주기 근절, 순환출자 지분의 의결권 제한에 대한 내용인 것으로 알려졌다. 순환출자와 관련해 모임의 한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순환출자 지분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안을 정기국회에서 입법화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12개의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제출한 민주통합당(민주당)의 경우 출자총액제한제도 도입, 신규 순환출자 금지 및 3년 유예 후 이행강제금 부과, 금산 분리 강화, 재벌 범죄 사면 제한, 대기업 중대 범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 고발권 폐지 등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정우 문 후보 캠프 경제민주화 위원장은 12일 MBC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위원장이 “정기국회에서 2개 이상의 (경제민주화) 법안을 통과시키고 싶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 “여야 합의만 하면 2개 정도가 아니라 20개도 가능한데 목표를 너무 적게 잡은 것 아니냐”고 말하며 경제민주화 법안 국회 처리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이에 따라 정치권에서는 최종적으로 여야가 제출한 법안 중 경제사범에 대한 처벌 강화와 일감 몰아주기 등 불공정거래 해소 관련 법안의 입법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불공정거래 근절과 관련해선 새누리당은 일감 몰아주기 등에 대한 시정조치와 이행강제금 및 과징금 부과 규정 등을 법안에 포함시켰다.

박정경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