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경제민주화’ 선명성 경쟁을 펼치면서 경제위기 속에 고민하고 있는 경제계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재계는 대기업 옥죄기식 규제 강화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는 정치권을 향해 “기업 투자를 위축시키는 규제책이 아니라 경제살리기를 위한 비상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고 나서 정치권과 재계가 정면충돌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1일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대폭 하향 조정한 직후 내놓은 논평을 통해 “정부와 정치권은 우리 경제의 위기 상황을 깊이 인식하고 경제살리기를 위한 비상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경련의 이번 논평은 대기업 옥죄기식 규제책을 쏟아내고 있는 정치권을 향해 재계 차원에서 직격탄을 날린 것으로 해석된다.

전경련은 이 논평에서 “한은이 발표한 2.4% 전망은 경제개발이 본격화된 1970년 이후 오일쇼크, 외환위기, 금융위기 등의 상황을 제외하면 4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이러한 위기 극복을 위해 기업들도 적극 노력하겠지만,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기업의 투자활동을 제한하는 각종 규제 도입을 지양하고 기업의 투자 확대 및 일자리를 늘릴 수 있는 정책방안들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신규 순환출자 금지 및 기존 순환출자 3년 내 해소 방안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한편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등 이른바 ‘빅3’ 후보들이 일제히 재벌개혁을 대선의 주요 공약으로 내걸고 나섰다. 박 후보는 비록 재벌 소유구조개혁에는 신중한 입장이지만, 재벌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정기국회 내 관련 법안 통과를 추진키로 했다. 문 후보는 재벌개혁의 핵심을 소유구조를 바꾸는 것으로 보고 있으며, 안 후보도 문 후보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는 재벌 정책을 오는 14일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박 후보 측은 순환출자와 관련해 기존 순환출자지분에 대한 의결권에 손을 대지 않겠다는 기존 입장이 수정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조해동·방승배 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