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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옥죄기가 아닌 동반성장을 통한 경제 발전 동력 육성, 국가의 원천기술 연구·개발(R&D) 투자, 중견·중소기업 특허분쟁 지원이 시급합니다.”

이동근(사진) 대한상공회의소 부회장은 11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경쟁은 더 치열해져 세계 최고 1등만 살아남는 시대가 됐다”면서 “올해 대통령 선거 이후 온 국민들이 힘을 합칠 수 있는 대통합 과정이 있어야만 2만 달러 시대에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지역이기주의나 정치권 포퓰리즘(대중인기영합주의)식 공약이 야기한 사회 갈등을 치유해야만 글로벌 경제 위기 돌파를 위한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였다.

이 부회장은 특히 최근 보호무역 주의 강화 경향과 특허 분쟁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로 세계 1등 기업의 길을 아주 신속하게 따라잡는 뛰어난 능력을 보여줬지만 앞으로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 전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는 시대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글로벌 기업들이 우리 기업을 상대로 지적 재산권인 특허 소송을 적극적으로 제기하고 있어요. 후발 주자인 중국 등으로부터 우리의 지적 재산권을 침해받는 등 ‘샌드위치’ 형국에 몰리고 있습니다.”

그는 “애플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가 지난해부터 올 9월17일까지 지적재산권법 개정과 통신, 통상법 등을 자사에 유리하게 개정하도록 합법적으로 사용한 로비자금은 각각 323만 달러, 1847만 달러, 1113만 달러에 달했다”면서 “하지만 삼성은 같은 기간 애플의 5% 수준인 14만 달러만 썼고, 특히 지적 재산권 관련 로비엔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허와 관련해 대기업에 비해 중견·중소기업의 여건이 훨씬 열악하다는 점도 빼놓지 않고 지적했다. 지적 재산권 전담인력만 봐도 중소기업은 2.7명으로, 대기업(5.1명)과 견줘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가 대기업을 제외한 중견·중소기업 특허 지원을 위해 관련 정보나 소송 자금 지원 등을 모색할 것을 제안했다.

국제 특허 분쟁 대응 비용이 평균 50억 원인 점을 감안할 때 중소기업이 감당하기에는 벅차고 자칫 사활이 걸린 문제로 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원천기술에 대한 정부 차원의 개발 투자를 주문했다. 응용 기술의 경우 상당 수준에 접근했지만 원천기술 분야는 미흡한 만큼 정부가 나서 원천기술 관련 연구개발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규제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 경제 질서 체제에 따라 기업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자율적인 산업 생태계를 뒷받침해 주는 역할을 해야 합니다. 기업들 역시 기존 제품의 경쟁력 확보뿐만 아니라 새로운 산업에 적극 도전하고 투자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장석범 기자 bu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