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강기갑)가 29일 차기 지도부 선출에 앞서 오는 6월16일까지 당원명부를 일제히 조사해 유령·불법 등 문제 당원들을 모두 정리하기로 하는 등 구당권파에 대한 강도 높은 압박을 이어갔다.

혁신비대위는 28일 회의에서 6월 말까지 당 대표 선거를 완료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6월16일까지 선거인명부를 확정하기로 했다. 이정미 혁신비대위 대변인은 “선거인 명부 확정 전 당원명부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당원명부에는 ‘대납당원’, ‘유령당원’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돼 왔었고 조준호 전 공동대표 등은 비례대표 경선 부정 조사 과정에서 일부 사례를 공개하기도 했다. 이러한 ‘문제 당원’ 정리 결과에 따라 당원 수에 따른 당내 역학 관계에도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당권파 측은 또 전당대회 준비와 동시에 서울시당 당기위원회 첫 회의를 29일 오후에 개최해 구당권파 측 이석기·김재연 당선자 등에 대한 징계를 논의하는 등 전방위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진보당 관계자는 “소명 절차 등이 있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사퇴를 결정한 10명의 경쟁 부문 비례대표 후보 중 윤금순 당선자를 제외한 9명은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사퇴서를 제출하고 이·김 당선자 등에게 동반사퇴를 압박했다. 전략 부문으로 12번을 받았던 유시민 전 대표도 이날 사퇴서를 제출했다.

이·김 당선자 측은 “징계 제소인인 혁신비대위와 당기위가 사실상 동일인”이라며 불공정한 징계 절차에 따른 법적 대응도 불사한다는 태도다. ‘줄소송’ 가능성도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29일 오전 10시30분 구당권파 측 한현호·홍성규 중앙위원 등 100여 명이 강기갑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낸 직무정지가처분소송에 대한 첫 심리를 진행했다. 구당권파는 전자투표 방식으로 혁신비대위 구성, 비례대표 사퇴 등을 의결한 것은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신당권파 측은 과거에도 중요한 결정을 전자투표로 한 적이 있고 회의를 여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병채·이재동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