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임기가 30일부터 시작되지만 ‘싹수가 노랗다’는 지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통합진보당(진보당) 소속 ‘주출’(주사파 출신) 의원들의 국회 입성 대책도, 국회 문을 열기 위한 원 구성 협의도, 상임위원장 배분도, 국회 개원식에 대한 아무런 합의도 없기 때문이다.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은 “좋은 국회를 만들고 의정활동을 잘하라는 국민들의 요청에 맞추는 노력 없이 철저히 정파적인 셈법에만 골몰해 국민들을 또 짜증나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회법은 19대 국회 첫 임시회를 6월5일 열도록 규정하고 있다. 국회법 제5조에는 ‘국회의원 총선거 후 최초의 임시회는 의원의 임기 개시 후 7일에 집회한다’고 돼 있다. 여야는 1주일 앞으로 다가온 첫 임시회 개회 여부에도 합의를 하지 못하고 있다. 첫 임시회를 이날 열지 못할 경우 19대 국회는 시작부터 법을 어기게 되는 것이다.

첫 임시회에 대해 여야가 합의하지 못하는 것은 상임위원장 배분 등 ‘밥그릇’ 싸움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18개 상임위 중 ‘4·11 국회의원 총선거’ 결과에 따라 종전 11개 상임위원장을 가지고 있던 데서 1개를 양보해, 새누리당 10개, 민주통합당(민주당) 8개로 원 구성을 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새누리 9개, 민주당 등 야당이 9개로 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여야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장 협상 테이블에서 만날 계획조차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야는 ‘주출’ 진보당 의원들의 입성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최근 진보당 비례대표 당선자 제명 추진에 대해 “(제명을 하려면 국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야당에서 협조를 안 하면 실현할 방법이 없다”며 민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진보당의 자체 해결을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이 같은 19대 국회의 모습에 대해 시민사회에서는 “국민의 눈높이를 무시하고 정파적인 활동만 한다면 또다시 국민적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승함(정치학) 연세대 교수는 “19대 국회가 원 구성을 늦추고 개원을 지연시키는 등의 구태를 보이면 12월 대선에서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에서도 “국회에 아무리 좋은 사람이 당선돼 들어간다고 해도 당과 정파만 생각하고 국민들 눈높이에 맞추는 노력이 없으면 희망이 없다”며 “18대 국회의 구태를 답습하면 국민들에게 또 외면받는 국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선종·박정경 기자 hanul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