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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시장의 패권을 놓고 삼성전자와 애플 간 치열하게 펼쳐왔던 ‘특허 전쟁’이 스티브 잡스 사망이란 변수로 어떤 영향을 받게 될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잡스는 애플의 최고경영자(CEO)로 군림할 때나 CEO직을 떠난 뒤에도 애플의 중요한 의사 결정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최고 사령탑’이었기에 그의 공백은 향후 삼성과의 특허전에서도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그동안 애플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전세계에서 특허 소송을 제기한 배경에는 애플이라는 회사의 입장도 있지만 유난히 디자인과 특허에 대한 집착을 보여온 잡스의 개인적인 성격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애플은 개인용 컴퓨터 시대부터 디자인 등에 집착해 왔지만 현실적으로 삼성전자의 통신 특허를 사용하는 상황에서도 전세계에서 삼성전자를 상대로 애플이 특허 소송을 진행해 온 것은 잡스의 개인적인 성격을 고려하지 않고서는 설명하기 어렵다.

그러나 잡스 사망으로 당장 애플이 삼성전자와의 특허 소송에서 한 발 물러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전망된다. 특허 소송이라는 게 한번 진행되기 시작하면 쉽게 되돌리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잡스 사망 이후 애플의 삼성전자에 대한 특허 공세가 한풀 누그러질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잡스의 뒤를 이어 애플의 CEO로 등장한 팀 쿡은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성격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데다, 애플 경영진으로서도 잡스 사망 이후 내부 단속을 위해 외부와의 불필요한 확전은 자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잡스 사망 소식이 알려진 6일 오전 실무진들이 모여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명의로 공식 조의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잡스의 사망을 특허 소송과 연결시키려는 시각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애플은 삼성전자의 가장 큰 고객사 중의 하나”라며 “이에 따라 공식 조의문을 통해 애도의 뜻을 표했지만 인간적인 측면에서 애도를 표하는 것과 삼성전자와 애플 간의 특허 소송을 연관시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고인의 사망을 특허 소송 등 경영상의 문제와 연관시키는 어떤 형태의 언급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해동기자 haed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