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부정출발 문제를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기간 중에 공식 논의할 전망이다.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의 100m 실격이 불러온 후폭풍이다.

야니스 니콜라우 IAAF 홍보담당 매니저는 29일 오전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9월4일 있을 IAAF 회의에서 부정출발 규정에 대한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그 회의에서 관련 규정이 개정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볼트는 28일 열린 남자 100ｍ 결승에서 부정출발로 허무하게 실격 처리됐다.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전체 흥행을 좌지우지하는 볼트가 실격으로 레이스를 뛰어 보지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자 IAAF에서도 규정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대회 개막 이후 이틀 동안에만 8명의 선수가 실격 처분을 받았다. 볼트 외에도 남자 100ｍ의 드웨인 챔버스(33·영국), 2008 베이징올림픽 여자 400ｍ 금메달리스트인 크리스틴 오후루구(27·영국) 등 거물급 스타들이 부정출발로 인해 레이스를 펼치지도 못하고 퇴장했다.

원래 트랙경기에서 부정출발은 한 번까지는 허용되고 두 번째 범했을 경우 실격이 선언됐다. 그러나 이를 악용해 상대 선수 견제에 이용하는 선수들이 생겨나자 IAAF가 관련 규정을 강화했다. 2003년에는 레이스에서 첫 번째 부정출발이 나오면 경고를 하고, 두 번째 부정출발이 발생하면 해당 선수가 처음 파울을 했더라도 실격을 선언하기로 했다. 여기서 한발 더 나가 지난해 1월1일부터는 선수가 단 한 번만 부정출발을 해도 곧바로 실격 처리하도록 규정을 고쳤다. 새로 바뀐 IAAF 규정 162조7항은 “선수는 셋포지션에 들어간 뒤 총성이 울리기 전에 출발해서는 안 된다. 복합경기를 제외하고, 부정 출발에 책임이 있는 어느 선수라도 실격 처리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강화된 규정이 적용된 첫 세계선수권이다. 이번 대회에서 100m 은메달을 딴 월터 딕스(미국)는 “부정출발 (규정)은 우리를 죽이고 있다. 런던올림픽 전까지는 고쳐지기를 바란다”며 규정의 개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현행규정에 대한 옹호론도 있다. 부정출발 요건을 예전처럼 완화하면 선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져 신기록 수립에 도리어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대구 = 이화종·박준우기자 hiromats@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