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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기 서울교대 교수는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으로부터 후보사퇴 대가로 2월22일 처음으로 5000만원을 받은 뒤 이후 네차례에 걸쳐 측근과 친인척 계좌를 통해 현금 1억580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곽 교육감이 2억원을 건넸다고 시인한 만큼 추가로 4200만원이 더 건네졌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전달방법 및 시점 등을 파악하고 있다. 서울시교육감 후보 사퇴 대가로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가 검찰 조사에서 금품 수수 사실을 자백한 것은 검찰이 확보한 ‘대가 약속’ 문건과 녹취록이 결정적이었다.

29일 검찰 등에 따르면 박 교수는 26일 체포된 후 검찰의 강도높은 조사에서 곽 교육감측으로부터 받은 돈의 대가성을 부인하다가 검찰이 박 교수의 개인 컴퓨터에서 확보한 “선거비용 보전 차원에서 받기로 한 7억원을 못 받았다”는 내용의 문건을 증거로 내놓자 대가성을 시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약속한 돈을 받지 못한 박 교수측이 ‘뒷돈 거래’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곽 교육감측을 압박하는 내용의 녹취록도 자백을 끌어내는 데 중요한 물증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곽 교육감의 혐의 입증을 위한 물증과 진술을 확보함에 따라 곽 교육감 소환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곽 교육감이 28일 오후 “박 교수에게 선의로 2억원을 전달했다”는 기자회견도 거짓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찰은 곽 교육감이 박 교수에게 돈을 전달하는 과정도 대가성을 입증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곽 교육감이 자신의 최측근인 방송통신대 K교수를 통해 2월22일 5000만원, 3월8일 4000만원, 3월15일 2800만원, 4월8일 4000만원 등 4번에 걸쳐 1억5800만원을 나눠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돈은 추적을 피하기 위해 K 교수 계좌에서 박 교수 동생의 부인 최모씨 등 박 교수의 친인척 명의 계좌로 전달됐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6월 지방선거 이후 8개월만인 올 2~4월 집중적으로 건너간 돈이 일단 선거보전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서울교대 총장 선거비용에 사용됐는지도 조사중이다. 박 교수는 지난 5월 서울교대 총장 선거에 나섰으나 낙선했다. 검찰이 돈을 전달한 K교수에 대한 신병확보에 나선 것도 곽 교육감측의 ‘입맞추기’를 통한 증거인멸 시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백기·김영주기자 bki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