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의 후보 매수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급진전됨에 따라 곽 교육감이 추진해 온 전면 무상급식 정책이 영향을 받을지 주목된다. 특히 곽 교육감이 거액의 돈을 전달한 사실 자체를 인정하면서 야당조차 곽 교육감의 조기 사퇴를 종용하고 나서 서울시교육청의 전면 무상급식 추진 동력이 급격히 약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곽 교육감에 대한 검찰 수사와 전면 무상급식 확대 정책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사건의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조신 시교육청 공보담당관은 29일 “무상급식 확대는 이미 주민투표로 결정된 것”이라며 “무상급식 정책과 곽 교육감의 사건을 별개로 보고 있으며, 무상급식 확대 정책에 대한 기본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2학기 시청으로부터 예산 지원을 받으면 초등학교 5·6학년까지 무상급식이 실시되고,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중학생까지 늘려 간다는 기본계획에서 바뀐 게 하나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곽 교육감이 ‘원칙’과 ‘청렴’이라는 이미지를 내세워 무상급식 확대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해 왔다는 점에서 무상급식 확대 정책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예상이 적지 않다. 서울시 한 관계자는 “곽 교육감이 이번 사건으로 구속되거나 교육감직을 사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무상급식 확대 정책에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는 시교육청이 2학기 초등학생 무상급식 확대를 위해 요청한 695억원을 집행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또 내년 중학교 1학년생 무상급식 예산도 10·26 보궐선거에서 선출된 새로운 시장의 방침에 따라 배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시 고위관계자는 “곽 교육감이 선거법 위반으로 교육감직을 상실하거나 사퇴한다면 무상급식 정책 전반에 변화가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유병권·강버들기자 yb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