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교육감 후보 경선 과정에서 상대 후보에게 후보 사퇴와 관련, 2억원을 줬다고 시인하면서 서울시장 등을 선출하는 ‘10·26 재·보궐선거’의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당장 여야를 막론하고 곽 교육감에 대한 사퇴 요구가 잇따르면서 서울시장과 교육감을 함께 뽑는 사상초유의 ‘동시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의 전초전 격으로 인식되는 10월 재·보선의 판이 더 커지면서 여야는 ‘진검승부’를 예고하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의 사퇴를 놓고 ‘자중지란’ 양상을 보였던 한나라당은 곽 교육감을 비판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서울시장 선거를 ‘제2의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여야의 ‘인물대결’로 만들겠다는 구상부터 나왔다. 정두언 여의도연구소장은 29일 “무상급식 주민투표에 이어 치러지는 재·보선이 주민투표의 재판(再版)이 되면 안 되고, 압도적인 인물 경쟁력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며 “교육감 선거를 같이 치르더라도 서울시장과 ‘러닝메이트’제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초대형 선거가 된 재·보선에서 중도층을 흡수하기 위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재·보선을 복지 포퓰리즘과의 전쟁이라고 규정해서는 중도층 지지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보편 타당형 복지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 교육감이 주도한 무상급식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며 주민투표 거부 운동을 벌인 민주당 등 야권은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고 수세에 몰렸다. 트위터를 통해 곽 교육감의 사퇴를 주장한 박지원 민주당 의원은 29일 “곽 교육감의 선의를 믿지만 검찰에 의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질 경우 거기에 대한 부담과 데미지가 훨씬 크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야권 단일화를 성사시켜야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하나기자 han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