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서울시 무상급식 주민투표의 두 주인공인 오세훈(왼쪽 얼굴) 전 서울시장과 곽노현(오른쪽) 서울시교육감이 최근 며칠 사이 ‘인생은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고사성어를 몸으로 절감하고 있다.

두 사람은 무상급식 전쟁에서 각각 여야를 대표해 최전선의 선봉에서 맞대결을 펼치다가 하루아침에 여야 각 당의 미운털로 전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주민투표 무산으로 지옥을 경험한 오 전 시장은 오히려 보수의 미래 지도자 아이콘으로 떠올라 후일을 도모할 수 있게 됐고 반면 전쟁에서 승리한 곽 교육감은 야권의 사퇴 압력과 검찰 수사를 극복해야 하는 커다란 난관에 봉착해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무상급식 주민투표 개표무산 이후 오 전 시장에 대한 여권 내 평가는 크게 갈리고 있다. 그동안 오 전 시장을 전폭 지원했던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는 오 전 시장에 대한 배신감을 토로하며 맹비난에 나섰고 당내 중도적 신주류 세력들을 중심으로 오 전 시장의 사심(私心)을 의심하는 목소리를 많이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오 전 시장의 주민투표 전쟁을 충심으로 받아들이는 목소리들이 전체 보수여권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는 29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 “오 전 시장의 결단을 다시 번복시키지 못한다면 우리로서는 최소한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는 게 도리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김성태 의원도 “자식(오 전 시장)이 중요한 결단과 결심을 하고 설사 사고를 쳤더라도 부모(한나라당)는 그 자식을 위로하고 격려하고 또 같이 가고 어루만져 줘야 하는 것이 부모의 도리”라고 옹호했다.

반면 곽 교육감 승리의 축제 분위기는 불과 사흘을 넘기지 못했다. 검찰 수사 소식에 당초 곽 교육감을 감쌌던 민주당은 곽 교육감이 현금 제공 사실을 시인하면서 한나라당의 자진 사퇴 요구에 동참하고 나섰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곽 교육감을 향해 “책임있게 처신하라”며 사실상 사퇴를 요구했다. 손 대표는 “곽 교육감 사건은 대단히 충격적이며 안타깝고 유감”이라면서 “곽 교육감은 이런 상황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인지 깊이있고 심각하게 성찰하고 책임있게 처신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주선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서 “곽 교육감은 변명과 주장보다는 반성과 사과에 무게 중심을 둔 처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만용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