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은 이번 6·2지방선거에서 지역감정 조장과 금품살포, 흑색선전 등 부패한 선거풍토를 바로잡기 위해 신속히 재판을 처리하고 엄정한 양형(형벌의 정도를 정하는 일) 기준을 적용키로 했다.

이를 위해 대법원 예규대로 사건마다 주 1회 공판을 실시하고 기소 후 선고까지 2개월 안에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기로 했다. 또 향후 전국적으로 선거범죄 사건이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형평성 시비 차단을 위해 통일된 양형 기준을 공유키로 했다.

대법원 법원행정처(처장 박일환 대법관)는 3일 전국의 5개 고등법원과 18개 지방법원의 선거범죄 전담 재판장 26명이 모인 가운데 서울 서초구 서초로 대법원에서 선거범죄 재판 운영방안 회의를 열어 이처럼 결의했다.

특히 선거범죄 사건이 배당되면 곧바로 첫 공판기일을 지정해 주마다 최소 1회 이상 공판을 열고 변론 종결 뒤 14일 이내에 선고하도록 한 대법원 예규를 철저히 지키기로 했다.

또 1심 처리를 가급적 기소 후 2개월 안에 마치도록 정한 규정도 최대한 준수키로 했다. 공직선거법원은 선거범죄 재판의 경우 기소 후 6개월 이내에 1심을 선고토록 하고 항소심과 상고심은 전심(前審) 선고 후 3개월 내에 마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대법원 예규는 그보다 엄격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와 관련, 법원행정처는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선거 관련 제1심 당선 유·무효 사건의 100%가 법정기한인 6개월 내에 처리된 것으로 분석했다.

박일환 법원행정처장은 “혼탁하고 부패한 선거풍토를 바로잡기 위하여 1994년부터 7차례에 걸쳐 선거범죄 사건과 관련해 재판장회의를 개최, 부정선거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양형의지를 반영해왔다”며 “과거의 선거범죄 재판에서 부족했던 점이 없었는지 살펴보고 신속한 진행과 엄정한 양형의 실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방법에 관해 충분히 논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운찬 국무총리도 이날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모든 공무원은 선거기간에 엄정중립의 자세로 근무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관범·권로미기자 frog7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