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6·2지방선거를 30일 앞둔 3일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동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황실에서 직원들이 투표지분류기를 점검하고 있다. 과천=심만수기자

5월3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 5월4일 이명박 대통령의 건군 이래 첫 전군지휘관회의 주재, 5월15일 해군 초계함 천안함 침몰 사건 진상조사 결과 발표, 5월18일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 기념일, 5월23일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3일로 D-30일이 된 ‘6·2 지방선거’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중요한 정치 일정들이다. 이들 모두 어느 특정 정당에 유리할 것 같지만 역풍이 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번처럼 뻔한 것 같으면서도 앞이 안 보이는 선거는 처음”이라는 선거 전문가들의 반응은 허언이 아닌 듯하다.

◆ 변화무쌍 7대 변수 = 남은 30일 동안 지방선거 판도를 뒤흔들 만한 변수로는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 ▲한반도 긴장 고조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스폰서 검사’ 진상 조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가입 교사 명단 공개 ▲4대강 사업 논란 ▲세종시 건설계획 수정 논란 등이 꼽힌다. 이들 7대 변수는 여당에든 야당에든 ‘양날의 칼’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적을 찌를 줄 알았던 비수가 내 심장으로 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이번 선거전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한국선거학회장을 맡고 있는 김형준(정치학) 명지대 교수는 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 결과에 따라 ‘진보 심판론’이 일 수도, ‘정권 심판론’이 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객관적 물증으로 ‘북한 연관성’이 드러나면 ‘과거 진보 정권의 퍼주기가 참사를 불렀다’는 여론이 형성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안보 무능론’이 일면서 책임의 화살이 현 정부를 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전교조 교사 명단 공개, 한반도 긴장 고조 등도 양면성을 갖는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스폰서 검사’ 진상 조사 결과 발표, 세종시 수정 및 4대강 사업 논란 등도 양면적이기는 마찬가지다.

이들 모두 야권이 주장하는 ‘정권 심판론’의 소재들이지만 여권의 지지기반인 보수층의 결집을 낳을 수도 있다. 김능구 e윈컴 대표는 “최근 여론조사에선 ‘민주당을 향한 30~40대의 회귀’현상과 동시에 ‘한나라당을 향한 60대 이상의 강한 결집’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 與 ‘리스크 관리’, 野 ‘구도 만들기’가 관건 = 이경헌 포스커뮤니케이션 대표는 “이번 선거는 결국 여권의 ‘국정관리 능력’과 야권의 ‘1대1 선거구도 창출 능력’의 대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여당은 여러 악재들을 잘 관리함으로써 ‘심판론 대 안정론’의 대결 구도가 만들어지는 것을 막아야 하는 반면 야권은 후보 단일화 등을 통해 하루빨리 1대1 대결 구도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능구 대표는 “여당은 안보 이슈에만 기대서는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야당도 노풍(盧風·노 전 대통령 추모열기)만 바라보고 있어선 답이 안 나온다”며 “여야 모두 ‘플러스 알파’를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남석기자 greentea@munhwa.com

이미지 크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