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은 오불관언, 정책홍보는 실종, 유권자는 ‘나 몰라라’…. 한달 앞으로 다가온 교육감 선거가 ‘깜깜이 선거’로 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서울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3일 문화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유권자에게 후보를 알릴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입을 모았다.

3월 말부터 한 달 넘게 천안함 정국이 이어지면서 6·2지방선거가 이슈화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보수진영 후보 단일화를 주도하고 있는 ‘바른교육국민연합’ 관계자는 “일반 시민은 물론 언론에서도 단일화 관련 논의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 단일화 경선이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교육감 선거가 보수와 진보의 대결구도로 진행되면서 정책 홍보와 검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진보 성향으로 분류되는 박명기 후보 측은 “보수 대 진보, 전교조 대 반전교조로 진행되는 현재의 논의 구조에서 우리 후보가 제기한 정책 이슈가 공론화되기 어려운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복 후보는 “정책을 발표해도 이에 맞대응하는 후보가 없다”며 “정책을 제대로 펼쳐보일 만한 기회가 없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유권자들은 “뭘 보고 투표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임모(여·51)씨는 “사교육비 대책에 관심이 많지만 어떤 후보의 정책이 사교육비 절감에 도움이 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진보진영은 후보단일화 후유증을 앓고 있고, 보수 진영의 후보 단일화 방향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여론조사와 선출인단 대회를 거쳐 6일 오후 6시쯤 단일후보가 결정될 예정이지만 경선 과정에 대한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단일화에 참여했던 권영준 후보는 3일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연합 측의 선거관리에 문제가 있어 공명선거가 보장될 수 없다”며 단일화 선거 불참을 선언했다.

강버들기자 oisea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