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16일(한국시간) 한·미자유무역협정(FTA)과 관련, “양국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이미 양측(행정부)이 서명한 KORUS FTA를 조속히 발효시켜야 한다”며 “한·미FTA는 미국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방미 첫째 날인 이날 이 대통령은 ‘코리아소사이어티’(이사장 도널드 그레그) 초청 만찬연설을 통해 “올해 세계 경제가 좋지 않은데 FTA가 발효되면 미국이 동아시아 경제권에 진입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앞서 ‘차세대 한인 동포와의 대화’ 자리에서도 “미국이 FTA를 승인하면 한국도 할 준비가 돼 있다. 올해 FTA를 맺게 되면 한·미관계가 포괄적 동맹관계로 발전할 수 있고, 한국만이 아니라 양국에 모두 도움된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FTA비준을 한·미동맹 업그레이드의 일환으로 제시하면서 “새로운 국제환경에 직면해 양국은 한반도와 아시아의 평화,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마스터플랜을 짜야 하며 이것은 바로 ‘21세기 한·미전략동맹’”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몇년간 한·미동맹의 약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었는데 이는 장기적인 동맹의 관점에서가 아니라 이념과 정치논리에 의해 왜곡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21세기 한·미 전략동맹의 비전으로 3대 지향점을 제시하면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동맹 ▲한·미FTA를 포함한 군사·정치외교·경제·사회·문화 등 포괄적 분야에서 공유하는 이익을 확대하는 신뢰동맹 구축 ▲테러·환경오염·질병·가난 등 동아시아 및 범세계적 차원의 전략적 이익을 공유해 국제평화구축에 기여하는 평화구축동맹 등을 들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미 양국이 직면한 가장 중요한 도전은 역시 북한”이라며 “북핵문제를 해결해야만, 북한이 변화의 필요성을 깨닫도록 해야만 한반도의 궁극적인 평화, 통일을 앞당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차세대 한인동포와의 대화에서는 최근 잇달아 나온 북한의 대남 위협언동에 대해 “과거와 달리 위협적인 발언 때문에 북한을 도와주고 협상하는 것은 앞으로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금 북한의 발언이 군사적 위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군사적 ‘발언’으로 위협하고 있는 것”이라고 상황을 진단한 뒤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우리는 북한체제를 위협할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 “(북한이) 언제든지 마음을 열고 서로 좋은 관계를 맺으려고 한다면 언제든지 만날 수 있고, 도움을 줄 자세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의 경제적 어려움은 외부의 위협 탓이 아니며 북한은 핵보유 의도를 단념시키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자신에 대한 적대정책으로 혼동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뉴욕 =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