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왼쪽) 대통령이 16일(한국시간) 맨해튼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코리아 소사이어티 주최 만찬에서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뉴욕 = 신창섭기자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미국 순방을 통해 ‘3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전략을 선보였다. 한·미 미래동맹구축,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을 통한 성장동력 확충,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분위기 조성 등이다. 우선 21세기 한·미 전략동맹을 위해 가치동맹과 신뢰동맹, 평화구축동맹으로 향하는 구체적인 이정표를 제안했다. 또 미국 의회를 겨냥해 “FTA가 발효되면 미국 국익에도 도움된다”는 점을 동맹강화의 필요성 논리로 설득했다. 발등의 불인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원칙있는 대북정책의 기조아래 각종 당근책의 대북 메시지도 발신했다.

◆ 한·미 미래동맹 밑그림 제안 = 대통령 취임후 첫 순방지로 택한 미국과는 손상된 동맹관계를 회복시키는 것은 물론, 미래지향적인 관계로 질적 차원에서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이 대통령은 ‘좋은 친구’에 대해 ‘오랜 친구’와 함께 ‘어려울 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감성적 접근도 병행했다. 미래지향적 전략동맹의 새로운 전략적 마스터플랜으로 이 대통령은 가치동맹(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의 공감대를 기본으로 “포괄적 분야에서 공유이익을 확대해나가자”며 ‘신뢰동맹 구축’을 주요하게 제시했다. 군사동맹 강화, 다자안보협력의 네트워크 구축은 물론, 한·미FTA 비준안 처리, 비자면제프로그램(VWP) 가입을 위한 양해각서 서명 등이 이에 포함된다. 이 대통령이 제시한 ‘평화구축동맹’은 최근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및 미사일방어체제(MD),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인상, 아프가니스탄 추가파병 등에 대해 어떤 답을 내놓을지 주목되는 지점이다.

◆ 한·미FTA는 포괄적 신뢰동맹의 핵심 = FTA비준문제 해결은 이 대통령이 이번 방미의 제1순위 과제로 꼽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 대통령은 첫날부터 일정마다 양국 의회의 조속한 비준 필요성, 당위성을 역설했다. 설득 논리도 치밀하게 마련했다. 미국의 경우 선진화된 서비스 산업을 한국에 진출시킬 수 있다, 일자리도 더 만들 수 있다, 역동적으로 성장하는 동아시아 시장 확대의 전략적 교두보를 갖게 된다는 점 등이다. 미국 의회가 미온적인 반면, 미 재계가 대부분 환영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치고 들어가는 전략이다. 상대국의 정상이 이같이 적극적으로 나설 경우 우호적인 분위기를 다잡고 결국 비준까지 이어지는 효과를 거둘 것으로 청와대 측은 기대한다. 이 대통령은 동포들에게도 “미 의회에 반대하는 분들에게 알려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전방위적인 설득작전이다. 이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만나서도 FTA를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할 것”이라며 “(한·미관계를) 단순한 경제적 관계를 떠나 포괄적 관계로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기위해서라도 FTA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 당근과 압박, 양면성의 대북메시지 = 이 대통령은 북한을 향해 ‘협박에는 굴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원칙과 함께 ‘대북 체제위협은 없다’‘인도주의 지원은 계속된다’는 유화적 메시지를 동시에 보냈다. 뉴욕 시내 한 호텔에서 열린 ‘차세대 한인동포와의 대화’에서 “북한이 핵을 폐기하면 북한이 위협을 받는 게 아니라 더욱 안전하고 한국이 주도해서 북한이 경제적으로 자립하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오래 전에는 남한이 북한보다 못살았지만 지금은 (우리가) 도울 수 있는 입장이며 북한도 핵을 폐기하고 대외적으로 개방하면 경제적으로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고 설득하는 모습이었다. 미국으로 향하는 특별기내에서는 수행원들과 회의를 열고 해외 식량기지확보 필요성을 논의하면서 “쌀값이나 사료 값이 너무 올라서 대북(식량)지원을 하는 데도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의 진정성을 북한이 이해하고 호응하도록 계속 설득해나갈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대응이 주목된다.

뉴욕 = 김상협기자 jupiter@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