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방침에 대한 반발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3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금융감독위원회 기자실에서 금감위 직원이 기자들의 사무실 출입금지를 알리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신창섭기자 bluesky@munhwa.com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강행에 대해 정치권의 비판수위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유력 경선후보들이 31일부터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 편집·보도국장 세미나’에 잇따라 참석해 정부 방침의 즉각철회를 촉구할 예정이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이날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관으로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방침에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장광근 캠프 대변인은 “이 전 시장은 일단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방침이 언론탄압이므로 원상회복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할 것”이라며 “정부가 언론통제를 중단하고 언론의 비판적 기능을 더 살려주는 정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취지의 말씀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앞서 지난 25일 대구 방문에서 기자실 통폐합과 관련, “언론의 자율성을 파괴하는 행위로 옳지 않다. 시대에 역행하는 것으로 가능하면 취소하고 원상 회복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이 전 시장에 이어 박근혜 전 대표도 1일 행사장을 찾아 특강을 할 예정이다. 캠프 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노 대통령의 언론탄압에 대해 분명히 반대입장을 밝힐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추진하고 있는 국정홍보처 폐지나 신문법 재개정 문제에 찬성한다는 취지의 발언도 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31일 정부의 이번 방침이 노 대통령의 ‘레임덕(집권후반기 권력누수현상)’ 방지를 위한 정치적 술수라며 비판 수위를 높였다.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노 대통령은 ‘언론이 비판하면 기사송고실마저 없애버리겠다’라고 말하면서 온 언론이 양심불량이라고 한다”며 “국정홍보처는 공무원들로 하여금 언론 반박하는 데 열을 올리게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장은 특히 “정부의 이번 방침이 노 대통령의 레임덕을 막기 위한 고도의 책략이라는 집권당의 분석이 있다”며 “국회가 강력히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오 원내대표 역시 “정부가 심지어 산하기관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해 취재방해를 하고 있다”며 “공무원이 독단적으로 기자를 제한하고 언론출입을 통제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어 “6월 국회는 국민의 알 권리를 회복하는 국회가 되게 하겠다”며 “국민들은 언론의 자유를 지키는 국회의원과 그러지 못한 국회의원을 기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성욱기자 feelgood@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