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2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항구도시 뉴올리언스에서 국토안보부 요원이 트럭 테러 현장 근처에 서 있다. EPA 연합뉴스

최근 각국에서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 활동에서 영감을 받은 자생적 테러범, 이른바 ‘외로운 늑대’들이 늘어나면서 전 세계가 또 다시 테러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우울증이나 생활고 등으로 세상에 대한 증오를 품은 개인들이 IS와 같은 극단주의 사상을 스스로 찾는 사례도 늘고 있어 주목된다.

3일(현지시간)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는 지난해 8월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오스트리아 빈 공연을 노린 테러 계획부터 지난 1일 벌어진 미국 뉴올리언스 트럭 테러까지 최근의 범행에서 이러한 패턴이 유사하게 관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WP에 따르면 지난해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스위프트 콘서트에서 테러를 계획하다 체포된 19세 소년 베런 알리지는 우울증에 시달리며 학교에서도 친구가 거의 없는 등 개인적 불행을 겪고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돈도, 미래에 대한 희망도 없이 방에만 은둔하던 알리지는 온라인에 떠도는 폭력적인 영상에 심취했고 IS를 추종하는 채팅방에서 테러에 대한 영감을 받았다. 경찰이 조사한 알리지의 휴대전화 이용 내역에 따르면 그는 IS의 과거 활동 영상들을 찾아봤고 나중에는 직접 IS 관계자라고 주장하는 이에게 먼저 연락을 해 범행에 대한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알리지가 범죄에 빠져든 과정은 지난 1일 최소 14명을 죽게 한 미국 뉴올리언스의 트럭 테러 범인과 비슷하다고 WP는 지적했다. 이 사건의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아직 조사 중이지만 이 사건 범인 샴수드 딘 자바르(42)도 알리지처럼 일련의 개인적인 불행을 겪고 나서 자발적으로 극단주의 이념에 심취하게 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군 퇴역 군인인 자바르는 두 번의 이혼을 겪고 사업 실패와 실직 등으로 인한 생활고에 시달린 것으로 조사됐다. 또 자바르의 차량에서는 IS 깃발이 발견됐고, 그가 IS에 충성을 맹세하는 영상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WP는 최근 벌어진 이러한 ‘외로운 늑대’ 테러 사건들을 두고 여러 테러 전문가들이 "이들이 종교적 이념이나 정치적 이유보다는 개인적인 실패에 대한 분노로 인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