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무기수’ 김신혜 씨가 사건 발생 24년 만에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6일 ‘김신혜 재심 청원 시민연합’이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판부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 범죄사실 증명이 없어”

해남=김대우 기자

아버지를 살해한 혐의(존속살해)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 중인 김신혜 씨가 사건 발생 24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해남지원 형사1부(재판장 박현수 지원장)는 6일 김 씨의 존속살해 사건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에서 김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한 공소사실은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어 무죄”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김 씨가 수사기관에서 아버지를 살해했다고 자백한 진술조서를 부인하는 만큼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김 씨는 2000년 3월 7일 전남 완도군 완도읍에서 아버지에게 수면제를 탄 양주를 마시게 해 살해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받았다. 김 씨는 자신과 여동생을 성추행한 아버지를 살해하기 위해 수면제를 탄 양주를 먹였다는 것을 자백했으나 재판에서는 이를 번복하고 자신의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 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2001년 3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후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영장없이 김 씨의 집을 압수수색하고, 가혹행위로 자백을 강요했다는 위법 수사 의혹이 불거지면서 김 씨는 지난 2015년 11월 법원으로부터 재심 개시 결정을 받았다.

검찰과 김 씨측은 재판과정에서 범행동기, 자수경위, 강압·불법 수사 여부 등을 두고 팽팽하게 맞섰으나 재판부는 결국 재심에서 김 씨의 손을 들어줬다. 한편 이번 재판은 김 씨에게 최초 무기징역이 선고된 1심에 대한 재심으로, 무죄에 불복한 검찰이 항소하면 다시 2심, 상고심이 이어진다.

이날 개인 신상을 이유로 재판에 불출석한 김 씨는 이날 무죄가 선고되면서 곧바로 석방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