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실 통폐합과 대면취재 금지 등을 주 내용으로 하는 정부의 ‘취재 선진화 방안’을 둘러싸고 취재행위를 제한하려는 정부부처와 이에 반발하는 기자들 간의 충돌이 속출하고 있다.

금융감독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0일 기자들의 사무실 출입을 이날부터 전면 금지키로 했다는 방침을 대변인을 통해 기자실에 전달했다.

금감위 관계자는 30일 “기자들의 사무실 방문을 일절 금지하되 임직원을 만날 경우 공보실에 연락한 뒤 인터뷰실을 이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다만 “기자실 축소 등 추가적인 조치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출입기자들은 이날 오후 긴급회의를 열고 “사무실 출입금지 조치는 과거 관치금융의 감시자로 그 역할을 해오던 언론의 기능을 막는 행위”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출입기자들은 이어 국민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언론의 취재 활동 제한조치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또 6월7일 예정된 금감위원장과의 오찬 간담회를 단순 간담회로 축소하고, 6월 말 예정됐던 금감원-금융연구원과 기자실의 세미나도 금감원 간부들이 불참 입장을 밝힘에 따라 행사 자체를 취소키로 했다.

이날 금융당국의 대면취재 금지조치는 전날 국무회의 직후 청와대 측이 “금감위와 금감원이 취재 선진화 방안에 가장 비협조적”이라며 질책한 데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감위 관계자는 “청와대의 질책이 있었던 것 때문이 아니라 취재 선진화 방안실행을 앞두고 지난 2003년 개방형 브리핑 제도를 보다 더 철저히 지키기 위해 자체적으로 실시한 조치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오는 6월 말 기자실 폐쇄를 앞둔 산업자원부의 출입기자들도 최근 회의를 열고 정부의 취재선진화 방안 실행의 폐해를 지적하는 성명서를 오는 6월4일 내기로 했다.

박선호기자 shpar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