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에 전적 책임” 압박

조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내란당’을 부각하며 국민의힘을 향해 “이번 대선에서 후보를 내면 안 된다”고 압박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서 전원 일치로 파면된 만큼 윤 전 대통령이 속한 국민의힘 역시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대선 국면에서 ‘내란 척결’을 명분으로 삼아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한데 묶어 흔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7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에 “내란수괴가 헌재에서 파면을 당했는데 그 내란수괴를 여전히 끌어안고 같이 가겠다는 건가”라며 “혼을 내는 척이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을) 제명하고 앞으로 반성해서 국민을 위한 정당이 되겠다고 해야 한다”고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도 이날 “이번 보궐선거는 국민의힘에 전적인 책임이 있다”며 “국민의힘은 1호 당원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파면에 이르기까지 내내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했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석열 파면에 따른 대통령 선거에 무려 4949억4200만 원의 비용이 소요된다는 국회 예산정책처의 추계가 있다”며 “국민의힘이 염치가 있으면 이번 대선에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민의힘에 대국민 사과와 윤 전 대통령 제명, 대선 무공천을 공식 요구했다.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탄핵소추안에 포함된 의혹에 대한 사실 조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보수 진영 대권 후보가 줄줄이 엮여 있는 ‘명태균 게이트’, 심우정 검찰총장의 자녀 특혜 채용 의혹 등에 대한 조사도 벌일 계획이다.

민주당은 또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되돌아온 내란·명태균 특검법의 재표결도 이달 회기 안에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재의요구를 받은 법안의 재표결 시점은 법률상 제한돼 있지 않아 민주당은 지금까지 재가결을 위한 최적의 시점을 계산해 왔다. 민주당은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내에서 탄핵 책임론이 분출되는 지금이 재표결의 적기라고 보고 있다. 해당 특검법이 가결되면 특검 수사를 통해 민주당은 대선 기간 내내 국민의힘을 내란 동조 세력으로 몰아붙이고 명태균 관련 의혹을 무기로 여론전을 펼 수 있다. 부결되더라도 국민의힘 내 갈등을 증폭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건희 상설특검을 추진하기 위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 특검 임명을 요구하는 압박 수위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