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인수위법 개정안 재발의
선거일 늑장발표 방지법안도
민주 “생명 끝난 국힘 해산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결정이 이뤄진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이 조기 대선과 관련한 법률 개정안을 잇달아 발의했다. 정치권에서는 대통령 선거일도 확정되지 않은 시점에서 민주당이 벌써 국민의 선택을 받은 듯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김윤덕 민주당 의원은 대통령 파면 등 대선을 치러야 할 사유가 확정된 후 4일 이내에 대통령 권한대행이 선거일을 공고하고, 그 기한까지 공고하지 않으면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그로부터 3일 이내에 선거일을 발표하도록 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행법은 대통령이 파면되면 대선 사유가 확정된 후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하도록 하고 있고, 선거일은 선거일 전 50일까지 대통령 권한대행이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 의원은 전날(6일) 당 사무총장으로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겨냥해 “정부는 대통령 파면 뒤 10일 이내에 선거일을 공고하게 돼 있지만 제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라며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 미임명 사례를 보면 헌재의 결정까지 나왔는데도 정부가 무시해버리고 임명을 미룬 것 아닌가”라고 했다. 민주당의 과도한 의심과 달리, 한 권한대행은 8일 국무회의를 거쳐 선거일을 공고한다는 계획으로 알려졌다.

같은 당 민형배 의원은 대통령 탄핵 등으로 대통령이 궐위한 상황에서 대선이 치러져 당선 즉시 임기가 시작되는 신임 대통령의 경우에도 임기 개시 후 60일의 범위에서 국정인수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하는 대통령직 인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재발의했다. 민 의원은 지난달 27일 해당 법안을 발의한 후 정치권에서 “윤 대통령 파면에 집중하겠다더니 사실상 이미 대선에서 승리해 집권 준비에 돌입한 속내를 드러낸 것 아닌가”라는 말이 나오자 바로 다음 날 철회한 바 있다.

민 의원이 인수위법을 재발의한 시점을 두고도 같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조기 대선 결과가 나오기 전에 인수위법을 정비해 준비하자는 취지는 알겠지만, 민주당이 이미 집권한 것처럼 보여 오만하게 느껴질 우려가 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