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이재명 최고위 참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회의실 백드롭에 ‘국민이 지켜낸 민주주의, 새로운 대한민국’ 문구가 적혀 있다. 곽성호 기자

■ 민주 ‘경선 룰 갈등’ 본격화

비명계 “이재명 추대 경선이냐”
도입 안되면 경선불참 가능성
혁신당도 “민주당, 결단 필요”

민주 수석대변인 “현실적 불가”

조기 대통령 선거 실시가 확정되면서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후보 선출을 위한 경선 규칙을 둘러싼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19·20대 대선과 비슷한 국민경선 방식으로 후보를 선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다수이나, 비명(비이재명)계와 조국혁신당은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주장하고 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9일쯤 대선 출마를 위해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예정이지만, 비명계 잠정 후보군이 경선룰에 문제를 제기하며 ‘경선 보이콧’을 고심한다면 민주당 대선 경선 흥행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7일 SBS 라디오에서 “(오픈프라이머리 주장은) 8년 전에도 나왔던 얘기로 당시 문재인 후보는 헌법의 원리에 맞지 않고,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얘기했다”며 “지금 130만 명이 넘는 권리당원이 있고, 일반 당원만 해도 500만 명 정도 되는데 그들의 후보 선출권을 박탈하는 결정을 어떻게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조기 대선이라는 특수 상황으로 시간이 촉박한 만큼 오픈프라이머리로 후보를 선출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분위기가 읽힌다. 20대 대선 당시 민주당은 전국대의원·권리당원과 선거인단으로 신청한 국민이 1표씩 행사하는 국민선거인단 투표 방식으로 경선을 진행했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 예비경선과 본 경선 기간을 약 3주로 계획하고 있다. 이 대표가 대표직을 사퇴한 후 특별당규준비위원회를 꾸려 경선룰을 최종 정리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국무회의에서 대선일을 공고한 후 대표직을 내려놓을 것으로 관측되며 이르면 9일 사퇴할 수 있다.

비명계와 조국혁신당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김동연 경기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김경수 전 경남지사 등 비명계 후보군 중 일각에서는 오픈프라이머리가 도입되지 않으면 민주당 경선에 불참하겠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비명계는 지난 대선 당시 규칙으로 경선을 치르면 사실상 이 대표를 대선 후보로 추대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비명계 한 후보와 밀접한 인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전까지만 함께하고, 이후에는 외면하는 ‘토사구팽’을 하려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 권한대행도 전날 “다가올 대선은 민주진보 진영이 압도적 승리를 해야 한다”며 “진정한 다수연합을 만드는 출발은 오픈프라이머리로, 민주당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했다. 오픈프라이머리로 경선을 치르면 민주당 권리당원의 기득권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져 비명계나 다른 야당에 다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김대영 기자 bigzer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