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오세훈, 이번주 출마 선언 관측
나경원·윤상현 등 10여명 경선 나올듯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우려해 ‘숨 고르기’에 나섰던 국민의힘 잠룡들이 ‘6·3 대선’이 사실상 결정되자 본격적으로 대선 출마를 위해 링 위에 오른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측은 7일 통화에서 “내일(8일) 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장군 동상 앞에서 출마 선언을 가질 것”이라며 “이순신 장군을 언급하면서 국가 위기 극복 계획도 밝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전날에도 출마 선언 장소와 관련해 “광화문은 우리나라의 중심이며 국민 통합의 상징이 돼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안 의원의 대선 도전은 지난 18대에 이어 네 번째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오는 14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에서 대선 출마 선언식을 열 계획이다. 두 번째 대권 도전이다. 홍 시장은 전날(6일) 페이스북에 “30년 준비한 경륜과 국정철학으로 박근혜 탄핵 때처럼 패전처리 투수가 아닌 대한민국 구원투수가 되겠다”며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도 캠프 대형을 갖추며 출마 선언 장소와 일정 등을 고심하고 있다. 한 전 대표는 홍 시장과 같은 대하빌딩에 캠프를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찌감치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한 전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우려해 이른바 ‘애도 기간’을 넘겨 출마를 선언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이번 주 내로 출마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한 전 대표는 전날 “분열을 넘어, 치유와 회복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출마 선언을 이번 주를 넘기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오 시장은 홍 시장과 달리 경선 기간 시장직을 유지하며, 휴가 형식으로 링 위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과거 무상급식 주민투표 무산 책임을 지고 서울시장직에서 물러난 이력 등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오 시장은 이제는 국민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시간이라며 비공개로 종교계 지도자 등과 만남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복당 절차가 남아 있지만, 당내 유력한 대선 후보로 꼽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도 오는 8일 국무회의 이후 공식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윤 전 대통령 파면 다음 날 자택을 찾아온 지지층에 “욕심이 없다. 다만 나라가 이렇게 가선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국민의힘 경선에는 10여 명이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나경원 의원과 윤상현 의원,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도 후보 등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정현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이날 “호남으로부터의 혁명이 시작될 것”이라며 경선 출마 뜻을 밝혔다. 김태흠 충남지사와 유정복 인천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등도 경선 출마를 놓고 막판 고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도 주변에 출마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윤정선 기자 wowjot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