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트럼프-머스크 ‘밀월’ 언제까지…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지난 9일 워싱턴DC 백악관 잔디밭에 착륙한 ‘마린 원’(전용 헬리콥터) 내에서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CEO와 대화 중인 모습. 10일 테슬라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5.43% 폭락했다. UPI 연합뉴스

■ 취임 7주만에 직격탄

머스크, 재산 1480억달러 줄어
정치개입 반발에 테슬라 ‘흔들’
트럼프 취임효과 대부분 상쇄

베이조스·브린·저커버그 등도
親트럼프 행보 불구 재산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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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귀빈으로 참석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이사회 의장 등 갑부 5명의 재산이 트럼프 대통령 취임 7주 만에 2090억 달러(약 304조 원)나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 대선 승리 이후 재산이 불어났으나 관세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본격화에 증시가 급락하자 재산 손실도 가장 많이 본 것으로 파악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자사 억만장자 지수를 인용해 10일(현지시간) 기준 머스크 CEO, 베이조스 의장,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 회장 등 5명의 재산 총합이 지난 1월 20일 트럼프 취임식 때와 비교해 2090억 달러 줄었다고 보도했다. 이들이 이끄는 기업의 시가총액은 지난 1월 17일 이후 총 1조3900억 달러나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가장 많은 재산을 잃은 사람은 머스크 CEO다. 그의 재산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1480억 달러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머스크 CEO의 재산은 대선 이후 98% 오른 테슬라 주가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17일 4860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7주 만에 30%가 사라져버린 것이다. 머스크 CEO의 재산 감소는 테슬라 주가와 실적에서도 영향을 받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일간 이어진 증시 하락으로 대선 이후 오른 테슬라 상승분이 모두 상쇄됐다고 전했다. 테슬라가 유독 큰 타격을 받은 것은 머스크 CEO가 트럼프 정부의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아 추진 중인 연방정부 구조조정과 유럽 각국에 대한 정치 개입 등이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실제 머스크 CEO가 정치 개입 발언을 한 독일에서는 올 1~2월 테슬라 판매량이 70% 이상 감소했고 중국 출하량도 지난달 49% 감소해 2022년 7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 내에선 테슬라 차량에 대한 표적 범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날 머스크 CEO가 소유한 X에 대한 접속이 전 세계에서 일시 차단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업계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부작용이 커질수록 머스크 CEO의 재산 및 사업 차질은 커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베이조스 아마존 의장의 재산도 같은 기간 290억 달러 줄어들었다. 트럼프 1기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각을 세웠던 베이조스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축하 메시지와 100만 달러의 취임 선물을 안기며 노골적인 친(親)트럼프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 효과로 아마존 주가가 급등해 베이조스 의장은 머스크 CEO와 함께 트럼프 효과를 누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취임 뒤 아마존 주가는 14% 하락한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함께 저녁을 먹으며 친분을 과시한 브린 공동창업자의 재산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220억 달러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친트럼프 기조로 전향한 저커버그 CEO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아르노 회장의 재산도 보유 기업의 주가가 급락하며 각각 50억 달러 줄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