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만에 또 8만달러 붕괴
트럼프 취임후 약27% 급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기침체 우려에도 관세 정책을 강행할 뜻을 밝히면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자 비트코인 가격이 8만 달러 선 밑으로 떨어졌다. ‘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처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에 한때 11만 달러 수준까지 올랐던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27%가량 급락했다.

10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낮 12시 25분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51% 하락한 7만9721달러(약 1억1615만 원)에 거래됐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이 8만 달러 선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달 27일(7만8000달러) 이후 11일 만이다. 8만 달러선 붕괴 후 금세 반등했던 당시와 달리, 이날은 반등으로 이어지지 못했고 7만9000달러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같은 시각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4.54% 내린 2005달러, 엑스알피(리플)는 3.97% 내린 2.10달러에 거래됐다. 솔라나(-7.66%)와 도지코인(-6.48%), 트럼프 밈코인(-3.17%) 등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가상화폐 가격 하락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가상화폐 전략 비축 행정명령과 같은 가상화폐 정책보다는 관세, 물가 등에 더 큰 영향을 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혼란과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가상화폐 시장의 약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미 경기침체 우려 확산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 가상자산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켰다. 그간 비트코인은 나스닥 지수의 등락에 일정 부분 영향을 받아왔다. 코인 전문 매체 코인데스크는 “관세 전쟁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상화폐 헤지펀드 QCP는 “가상화폐 시장이 새로운 계기를 찾을 때까지 비트코인과 주식 간의 상관관계는 단기적으로 더 강해질 가능성이 크다”며 “현재 두 자산군 모두 최근 저점 부근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관세 리스크가 존재하는 만큼 시장 변동성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