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매입 배제·관세전쟁 여파
전문가 “가상자산 불안감 커져”

‘가상화폐 대통령’을 자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오락가락 행보로 인해 비트코인 가격이 8만2000달러까지 떨어졌다. 가상자산 추가 매입 가능성 배제에 관세 전쟁 확전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상화폐 시장도 타격을 입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가상화폐정보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오후 1시 기준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4.2% 내린 8만2401달러(약 1억1946만 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간 이더리움은 하루 전보다 6.2% 내린 2051달러에 거래됐고, 리플과 솔라나도 각각 8.3%, 5.9% 하락했다.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가격 하락세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상대국의 보복관세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시장 기대와 달리 미 정부가 세금으로 ‘신규 비트코인 매입은 없다’고 못 박은 것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 6일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 정부가 범죄 및 민사 몰수 절차로 확보한 비트코인 약 20만 개를 전략적 비축금으로 전환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7일에는 가상화폐 정상회담을 열어 비트코인을 국가 전략자산으로 비축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다만 행정명령에 “미국 정부는 민형사상 자산 몰수 또는 벌금으로 수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추가적인 비축 자산을 취득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이 담기면서 전략자산 비축 범위가 현재 보유 자산을 지키는 데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가상화폐와 거시경제 전문 분석가인 노엘 애치슨은 “비트코인 가격 움직임은 거시경제에 대한 우려가 가상자산들을 얼마나 무겁게 짓누르고 있는지 보여준다”고 짚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