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급회담 앞두고 “결과 기대”
사우디서 종전·광물협정 논의

미국과 우크라이나 간 협상 시작에 맞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정보 공유 차단을 해제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광물 협상을 놓고 우크라이나 측과 갈등을 빚자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원조와 정보 공유를 차단한 바 있다.

9일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DC로 돌아오는 에어포스원에서 취재진에게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곧 열리는 미국과 우크라이나의 고위급 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보 공유 중단 조치를 거의 해제했다”며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뭔가를 진지하게 해낼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우크라이나)이 광물 협정에 서명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원했으면 좋겠다”며 “우크라이나는 아직 평화에 대한 충분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지원 및 정보 공유를 중단한 뒤 러시아의 대(對)우크라이나 공세가 더욱 거칠어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에 대한 관세 부과와 관련해 “많은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친러 행보라는 비난 희석에도 나섰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10일부터 사우디 제다에서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만나 우크라이나전쟁 종전 및 미국·우크라이나 광물 협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무부 성명에는 구체적으로 거론되지 않았지만,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특사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회담에서는 양국 정상 간의 충돌에 따른 갈등을 봉합하고 종전 협상을 위한 돌파구를 만들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미국 관리들은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에 실질적인 양보를 할 의사가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의 군사지원 및 정보 공유 중단 이후 러시아 특수부대가 러시아산 가스 수송이 중단된 가스관을 활용해 쿠르스크 탈환 작전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AFP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방부는 쿠르스크 지역에 대한 공세 강화로 말라야 로크냐, 루스코예 포레치노예, 코시차 등 3개 마을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미 CNN은 러시아가 쿠르스크에서 진격을 거듭하며 우크라이나의 유일한 협상카드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가 점령한 쿠르스크 땅이 지난해 8월보다 약 3분의 2가 줄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