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이 변론 종결 이후 16일째를 맞은 가운데 7일 헌법재판소가 선고 시기 등을 둘러싸고 막바지 고심에 빠졌다. 국정안정을 위해 선고를 서둘러달라는 촉구가 이어졌지만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과도 맞물린 만큼 헌재는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를 윤 대통령보다 먼저 할지, 나중에 할지, 동시에 할지를 놓고 최종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헌재 관계자는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일정에 대해 “(현재) 결정된 게 하나도 없다”며 “다음 주 화요일(11일)이라는 보도도 있지만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지난 4일 헌재가 국회 요구를 받아들여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에 12·3 비상계엄 관련 국무위원 조서 등 수사기록을 요구했지만 검찰이 거부하면서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헌재는 ‘정해진 게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재확인했다. 헌재 관계자는 “심리가 더 필요한지 재판부가 논의해야 한다”며 “(수사기록이) 회신이 안 됐다고 해서 선고가 당겨질 거라고 단정하기 힘들다”고 덧붙였다. 국회 측 대리인단은 이날 검찰에 인증등본 송부촉탁(자료 송부 요청)을 다시 보내달라는 취지의 의견서를 헌재에 제출했다.

국회 측이 한 총리 탄핵심판 과정에서 이미 검찰에 비상계엄 관련 수사기록 일체를 요구했다가 ‘수사 중인 사건’이라는 이유로 거부된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국회가 변론이 종결된 이후 비슷한 취지로 수사기록을 재요구하고 헌재가 이를 받아들인 것이 선고지연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또 짜고 치는 것인가”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날 오전까지도 한 총리 탄핵심판 선고일정이 통지되지 않으면서 법조계에서는 헌재가 다음 주 초쯤 선고기일을 잡아 양측에 통지한 후 11일 이후 선고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다수다. 이 경우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지난달 25일 종결됐는데 오는 11일이 2주째가 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한 총리와 같은 날 또는 연이어 진행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