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보수 표방 진정성 의심
‘비명 포용’ 실질조치도 없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중도 보수를 표방하며 중도층과 중산층 공략에 나서고 있지만 민주당이 24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주주 충실의무’ ‘전자 주주총회 도입 근거 마련’ 등의 내용을 담은 상법 개정안 통과를 추진해 진정성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끌어안기’도 실질적인 조치가 나오지 않아 의구심이 가시지 않았다.

민주당은 이날 법사위 제1법안소위에서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 범위를 회사에서 주주까지 확대하고, 전자 주주총회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만 따로 떼어낸 상법 개정안을 우선 처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상법 개정안의 핵심 내용인 주주 충실의무와 비교적 공감대를 형성한 전자 주주총회 도입 근거 마련 조항만 우선 처리하는 ‘상법 쪼개기’를 통해 처리 속도를 높여 개미 투자자의 표심을 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7일 본회의에서 상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는 게 민주당의 목표다.

경제계는 민주당이 상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는지를 이 대표의 진정성을 확인하는 바로미터로 보고 있다. 이사의 주주 충실의무가 대기업뿐 아니라 지배구조가 취약한 중소·중견기업 등 비상장사에도 모두 적용돼 소송 등을 남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최고조에 달한 상태다.

이 대표는 이날 김부겸 전 국무총리와 만찬 회동을 한다. 지난 13일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회동한 것을 시작으로 비명계 주요 인사와 지속해 만나고 있다. 하지만 이 대표가 대통령 선거 경선룰이나 개헌 등에 침묵하고 있어 비명계의 신뢰를 얻기에는 미흡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선정국에서 비명계가 설 자리를 여전히 만들어주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최근 “이재명·윤석열을 동시 청산하는 게 시대정신”이라며 이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민정혜 기자 leaf@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