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안정지원금 명목으로 집행
파주·영광 520억원 규모 최대
모두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 지역

호남권을 중심으로 일부 기초 지방자치단체들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 1인당 최소 10만 원부터 많게는 100만 원까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이들 지자체들은 ‘조기 대선’ 시행을 염두에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표 정책인 지역화폐와 ‘전 국민 25만 원 소비쿠폰’에 맞춰 선심성 ‘포퓰리즘’ 정책을 남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총 19개 기초 지자체에서 올해 민생안정지원금을 지급했거나 지급 계획을 세웠다. 지역별로 보면 전남도가 10곳(나주시·보성군·완도군·진도군·해남군·고흥군·곡성군·영광군·무안군·구례군)으로 가장 많았다. 그다음으로는 전북도 5곳(김제시·정읍시·완주군·남원시·진안군), 경기도 2곳(파주시·광명시) 순이었다. 충북도(음성군)와 강원도(정선군)에서도 한 곳씩 있었다. 모두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이 있는 지역이다.

민생안정지원금을 위해 집행한 예산을 따져보면 영광군과 파주시가 520억 원으로 규모가 가장 컸다. 이어 김제시(405억 원), 정읍시(310억 원), 완주군(300억 원), 광명시(290억 원), 남원시(231억 원)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지급유형은 ‘영광사랑카드’ 등 지역화폐(13개)가 제일 많았다. 지급액수는 영광군이 100만 원(1차 50만 원, 2차 50만 원 지급예정)으로 가장 높았고 김제시(무기명선불카드·50만 원)가 뒤를 이었다. 더욱이 민생안정지원금 지급에 나선 이들 지자체들의 재정자립도는 전국 평균(48.6%)보다 한참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중앙·지방재정의 건전성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그러나 각 지자체는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명분으로 경쟁적으로 민생안정지원금 지급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는 실정이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