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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92% "의미 없는 연명의료 중단 의향"


우리나라 성인은 통증을 덜 느끼고 가족에게 병수발 부담을 주지 않는 죽음을 ‘좋은 죽음’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0명 중 9명은 말기 환자일 때 연명의료를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고, 10명 중 8명 이상은 ‘조력 존엄사’ 합법화에 찬성했다.

2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미래 사회 대비를 위한 웰다잉 논의의 경향 및 과제’ 보고서에서 성인 남녀 1021명을 대상으로 죽음에 대한 인식 등을 조사한 결과 죽을 때 신체적인 통증을 가급적 느끼지 않는 것’에 대해 97%가 ‘중요하다’(매우 중요하다 + 중요한 편이다)고 답했다.

가장 중요한 요소를 꼽는 질문에도 통증을 느끼지 않는 죽음을 택한 응답자가 20.1%로 가장 많았고,‘가족이 나의 병수발을 오랫동안 하지 않는 것’(18.5%), ‘가족이 나의 간병 과정에서 경제적 부담을 많이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17.5%) 등이 뒤를 이었다.

좋은 죽음에 대한 이 같은 인식은 완화의료와 연명치료, 존엄사에 대한 판단까지도 이어졌다. 말기·임종기 환자들의 통증 완화를 위한 호스피스·완화의료를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81.1%였다. 또한 응답자의 91.9%는 말기 환자가 됐을 때 연명의료결정제도에 따라 연명의료를 중단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고, 조력 존엄사 합법화는 82.0%가 찬성했다. 조력 존엄사는 극심한 고통을 겪는 말기 환자가 의사가 준비한 약물을 스스로 주입하는 등의 방식으로 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조력 존엄사에 찬성하는 이들은 ‘무의미한 치료를 계속하는 것이 불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41.2%),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죽음을 결정할 권리가 있기 때문’(27.3%), ‘죽음의 고통을 줄일 수 있기 때문’(19.0%)이라는 이유를 들었다.

연구진은 "문헌조사와 설문조사, 전문가 자문 등에서 도출된 공통 키워드는 ‘통증 조절’과 ‘자기 결정권 존중’"이라며 통증 사각지대 환자 발굴과 호스피스 인식 개선, 연명의료 중단 이행 범위 확대 등을 제언했다.

노지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