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내란 형사재판

집회서 “尹구속 취소” 외쳐
경찰 기동대 3200여명 투입

윤석열 대통령의 첫 형사재판이 열린 20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주변에는 재판 시작 2시간여 전부터 윤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몰려들었다. 오전 8시 55분쯤 윤 대통령이 탄 차량이 등장하자 지지자들은 격한 반응을 보이며 “윤석열”을 연호하고 “구속 취소” 등을 외쳤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끄는 ‘부정선거부패방지대’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윤 대통령 석방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500여 명의 집회 참가자들은 법원 앞 도로 2차선을 차지한 채 성조기와 태극기, ‘탄핵 기각’ 등이 적힌 피켓을 연신 흔들었다. 유 전 본부장이 “윤 대통령이 어려운 길을 가고 있는데, 우리가 지켜야 하지 않겠냐”고 외치자, 집회 참여자들은 “그렇습니다”하고 응수하기도 했다. 부산에서 왔다는 한 남성은 “첫차를 놓칠까 봐 전날 막차를 타고 올라와 하룻밤을 자고 법원으로 나왔다”며 “오늘같이 중요한 날엔 집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전 11시 20분쯤 재판이 종료됐다는 소식이 퍼지자 이들은 북을 치며 “윤 대통령 석방”을 더욱 격하게 외쳤다. 집회 참여자 중 일부는 전날 오후에도 법원 앞을 지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돌발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기동대 50개 부대(3200여 명)를 투입,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서초역·교대역부터 중앙지법까지 약 500m 거리에는 경찰은 물론 철제 펜스로 된 폴리스라인과 경찰 버스 ‘차벽’이 배치됐다. 경찰은 또 법원에 출입하는 이들의 신분증을 확인하기도 했다. 서초역 사거리, 중앙지법 앞 대로 등은 교통 통제가 이뤄졌다.

집회 도중 윤 대통령 지지자와 경찰이 대치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집회 현장을 생중계하던 한 유튜버는 현장 경찰이 “이동해주세요”라고 안내하자 “××××” 등 욕설을 퍼부었다. 경찰이 ‘자제’를 요청했지만, “고소하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법원 또한 청사 내 보안 강화에 나섰다. 서울고등법원은 전날 윤 대통령의 출석 여부와 상관없이 일부 출입구를 폐쇄하고 출입 시 강화된 보안 검색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경내에서 일체의 집회 시위를 금지하고, 시위용품을 소지한 경우 서울법원종합청사 경내 출입을 제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후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이 진행되는 헌법재판소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심판정 보안과 외곽 경비를 강화하기로 했다.

김린아 기자 linay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