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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尹탄핵심판 마지막 변론

한덕수에 ‘국무회의 정당성’ 검증
홍장원 ‘메모 진위 여부’ 재차 확인
조지호엔 체포조 사실관계에 집중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가운데 헌법재판소는 20일 오후 10차 변론을 열고 한덕수 국무총리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조지호 경찰청장을 차례로 불러 증인신문을 실시한다. 헌재가 이후 추가 변론기일 지정 여부를 결정하지 않아 사실상 마지막 변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헌재가 이들 증인을 대상으로 비상계엄 당일 국무회의의 절차적 정당성 여부를 확인하고 정치인 체포 지시, 국회 봉쇄 및 계엄해제 의결 방해 지시 등의 의혹을 집중적으로 검증하는 과정에서 국회와 윤 대통령 측 ‘최종 공방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헌재는 이날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헌재 대심판정에서 윤 대통령 탄핵심판 10차 변론기일을 개최한다. 오후 3시부터 한 총리를 시작으로 홍 전 차장과 조 청장 등 증인마다 120분씩 증인신문이 이어질 예정이다. 먼저 한 총리를 상대로 한 증인신문에서는 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가 적법 절차를 거쳐 이뤄졌는지를 확인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 총리는 계엄 선포 전 열린 국무회의에 대해 국회 진술 등을 통해 “정식 국무회의라 보기 어렵다” “정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여러 차례 밝히며 절차적 정당성 미흡을 주장해왔다. 한 총리 측 대리인도 전날 열린 한 총리 탄핵심판에서 “한 총리는 (당일 국무회의가) 제대로 된 회의는 아니었다는 말씀을 분명히 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앞선 변론에서 “국무위원이 대통령실에 간담회 하러 놀러 왔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 측은 계엄에 이를 수밖에 없는 국가 비상상황이었다는 점을 한 총리 증언을 통해 확인하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전 차장을 상대로는 이른바 ‘정치인 체포 명단’ 메모에 관한 진실공방이 또다시 펼쳐질 전망이다. 홍 전 차장은 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 지시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당시 작성한 메모를 물증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조태용 국정원장을 상대로 한 증인신문에서 홍 전 차장의 주장을 뒤집는 증언이 나와 해당 메모 작성 경위·내용 진위 등을 다시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건강상의 이유로 두 차례 불출석한 조 청장은 이번 변론의 ‘키맨’으로 주목받고 있다.

조 청장은 앞서 검찰 조사에서 “윤 대통령이 6차례나 전화해 (계엄해제 의결을 위해 국회의사당에 진입하려는) 국회의원 체포를 닦달했다”는 취지로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포를 위한 정치인 위치 파악도 부탁했다고 진술했다. 조 청장의 진술은 국회 봉쇄 및 계엄해제 의결 방해 지시를 부인하는 윤 대통령의 기존 입장과 배치된다. 헌재는 조 청장의 건강을 고려한 증인신문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져 직접 증언대에 서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헌재는 이르면 이날 변론을 종결하거나 윤 대통령 최후진술을 듣기 위한 변론기일을 한 차례 정도 더 잡은 뒤 변론절차를 종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